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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 열풍에 숨은 상술 '요주의'
  • 김윤진 기자
  • 승인 2018.12.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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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뉴스타임즈] 최근 유통업계에 ‘랜덤박스’ 열풍이 불고 있다. 값이 제각각인 상품이 무작위로 담겨 있는 랜덤박스는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노린 마케팅 수단이다. 유통업체는 고가 상품을 미끼로 재고 상품을 처리할 수 있어서 좋고, 소비자들은 운이 따르면 적은 돈으로 고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윈-윈 전략으로 통한다.

랜덤박스로 구성되는 상품은 다양하다. 지난달 이마트는 3만원에서 8만원 사이의 값인 장난감을 무작위로 담은 ‘럭키박스’를 9,900원에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의류업체 스파오는 해리포터 콜라보 의류를, 전자상거래업체 우주마켓은 태그호이어, 티쏘 등 브랜드 시계를 랜덤박스에 담았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성능이 천차만별인 아이템이 담긴 랜덤박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이미 유명하다.

랜덤박스 마케팅을 하는 업체들의 공통점은 “저렴한 상품이 나와도 본전”이라며 소비자를 유인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상품이 나오지 않으면 ‘본전’일 수 없다. 랜덤박스에는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는 ‘사행성’이 가미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 업체의 랜덤박스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니 “원하는 상품이 안 나와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샀지만, 제조일이 6년 전이라 찝찝했다”, “가격표에는 198,000원이라고 붙어 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덤핑(재고가 많아 출고가보다 저렴하게 유통되는 현상)돼서 팔리고 있었다”, “예전에 샀던 물건이 나왔다” 등 상품에 실망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때문에 불만족 후기를 삭제하고, 상품에 만족했다는 내용의 후기만 남겨놓는 업체도 있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등 제재를 받았다.

그래픽 = 뉴시스

이처럼 재고 처리, 과대광고가 의심되는 부분 외에도 문제는 더 있다. 2017년 5월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반품 거부 사례를 지적했다. 랜덤박스의 특성상 “구매한 뒤 내용물을 확인한 경우 반품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소비자는 “동봉된 품질보증서에 적힌 날짜가 랜덤박스를 구매한 날짜와 같았다. 이에 판매자가 무작위가 아닌 임의로 상품을 골라 보낸 게 아닌지 의문이 들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여러 논란이 불거지자 “도박, 로또와 다를 바 없는 랜덤박스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부분이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되는 상황인 만큼, 판매업체가 어떤 상품을 몇 개나 랜덤박스로 준비했는지, 각 상품이 나올 확률은 얼마인지를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미성년자는 랜덤박스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외에서도 랜덤박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나 처벌사례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다만 게임 내 랜덤박스의 경우에는 도박으로 규정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게임 내 랜덤박스를 도박위원회에서 다루고 있으며, 각국은 올해 랜덤박스를 판매하는 컴퓨터 게임 3개(벨기에), 4개(네덜란드)가 도박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일본 소비자청은 2012년 랜덤박스의 일종인 ‘수집형 뽑기 아이템’이 경품표시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해 모두 퇴출했다.

김윤진 기자  ioonin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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