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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스의 환생, 수선화
  • 송정섭
  • 승인 2018.12.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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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데다 전체의 63%가 산과 계곡으로 이뤄져 4,600종 정도의 다양한 식물들이 분포한다. 그래서 4월에 전국 어딜 가나 노란 개나리를 볼 수 있고 5월엔 철쭉꽃, 여름엔 진한 녹음이 우거지며 가을의 노랗고 붉은 단풍철을 지나 겨울에 상록과 흰 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연중 아름다운 공간에 살고 있다. 지구상에 이런 다양한 식생을 가진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꽃과 잎이 아름다운 야생화 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우리 생활주변에서 어떻게 가꿔야 하는지에 대해 전하고자 한다.

미니수선의 한 종류, 알뿌리가 스스로 잘 불어난다.

육지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데 수선화(제주수선)는 제주의 양지쪽에서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핀다. 은접시에 황금색 잔처럼 아름다운데다 향기까지 좋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있다. 그래선지 수선화의 자존감은 대단하다. 그 유래를 살펴봐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나르시스(나르키소스)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빠져죽어 그 자리에서 꽃이 되었다니..., 꽃말은 ‘자존심, 자신만을 사랑하다’. 예쁘고 영특한 것도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결국 자기도취에 빠져 헤어날 수 없음을 가르쳐 주는 듯 하다.

사람들에게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거제 공공이마을의 수선화 단지.

거제 공곶이마을의 수선화 축제

수선화는 홀로 피어나도 아름답지만 군락을 이루고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정원의 바위틈이나 조경석 사이에서 수북하게 올라오는 모습은 괜찮은 정원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정경이다. 이른 봄 화단에서 빠져서는 안 될 감초같은 존재이다. 튜립이나 크로커스, 무스카리같은 추식구근들보다 꽃이 빨리 피기 때문에 잔디밭에 심기도 하는데 잔디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상당기간 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수선화 축제’ 하면 거제 ‘공곶이마을’ 수선화 할아버지 내외가 생각난다. 두 분의 수선화 사랑은 대단해서 바닷가 남향에 공간만 있으면 다양한 종류의 수선화를 심어 계속 늘려가고 있다. 이곳 수선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화신이기도 하다.

미니수선의 한 종류, 알뿌리가 스스로 잘 불어난다.

추위에 강하고 더위와 음지에 약해

수선화는 추위에 강해 전국의 화단에서 가꿀 수 있지만 햇볕이 좋은 남향을 좋아한다. 그늘진 곳에선 꽃이 잘 피지 못하며, 여름에 너무 더운 곳에서는 자라는 게 현저히 떨어진다. 수천 종류의 원예품종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꽃이 노란색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흰색인 것도 있고 꽃이 큰 것이나 작은 것 등 다양하다. 번식은 씨앗을 잘 맺히지 않기 때문에 알뿌리로 한다. 엄마뿌리 옆에 나온 아기뿌리를 떼어 늘린다. 봄에 꽃이 지면 잎이 남아 초여름까지 자라며 여름이후 알뿌리만 남아 휴면에 들어갔다 겨울에 잠이 깨 이른 봄 다시 꽃을 피우는 생활사를 가진다. 이름에도 물 水(수)가 들어있듯이 물을 좋아하지만 물빠짐이 좋아야 잘 자란다.  

 

<필자 약력>

- (사)정원문화포럼 회장(2014~)

- 농식품부, 산림청, 서울시, 경기도 꽃 및 정원분야 자문위원(2014~)

- 꽃과 정원교실 ‘꽃담아카데미’ 개원 운영(2016~)

송정섭  kntimes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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