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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의 클래식 산책 / 세미 클래식>
  • 피아니스트 김별
  • 승인 2018.11.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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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뉴스타임즈]

그리스 태생 미국 작곡가 Yanni의 Until The Last Moment 피아노 솔로 연주입니다. 그리스의 국민적 음악가 야니는 조지 윈스턴과 함께 세미클래식 장르의 헨델, 바흐에 해당할 수 있는 인물로, 극도로 절제된 조지 윈스턴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대비되어 화려하고 복합적인 음악을 구사해왔습니다. 클래식의 난해한 구조와 배경지식, 깊이 있으나 쉽게 들어오지는 않는 멜로디에 지친 이들에게 세미클래식 계열의 편안한 클래시컬은 90년대 짧지만 큰 반향을 일으켰고, 현재에까지도 다양한 부분과 요소들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야니는 세미클래식 내에서도 가장 실험적이고 분석이 쉽지 않은 작곡가입니다. 정규 음악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악보를 읽을 줄조차 모르는 그는 자신만의 문자 표기법으로 악상을 창작해왔으며, 메인으로 신디사이저 등의 건반을 두고 있긴 하나 곡에 Rock 사운드가 깔리는가 하면 재즈에서부터 관현악, 월드뮤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장르를 토양으로 각국의 전통 악기들과 현대 전자 악기들을 조합해 새로운 소리들을 구현해왔습니다. 7/8박자, 5/8박, 3-2-2-2 양식의 9/8박 등의 혼합&변형 박자를 구사하는가 하면 한 곡 내에서도 다양한 변박을 사용하는 실험을 감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특정 단어로 규정짓는 걸 거부하며 굳이 분류하려거든 현대 기악음악(contemporary instrumental music)으로 불러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야니와 함께 세미클래식 계열의 음악적 기틀을 완성했으며 무엇보다 대중적 융성을 이끈 결정적 인물은 미국의 음악가 조지 윈스턴입니다. 조지 윈스턴 역시 자신의 음악을 재즈로 분류한 바 있으며 뉴에이지라는 단어를 극도로 싫어하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그러나 그의 초기작들, 특히 장르의 최고 명반이자 히트작인 82년작 `December`는 아이러니하게도 뉴에이지의 음악 성향을 상당 부분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사카모토 류이치, 히사이시 조 같은 일본의 거장 음악가들 역시 세미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창조해왔습니다.

세미클래식 성향의 음악은 뉴에이지라는 이름으로 광범위하게 오해되고 있습니다. 음악가 본인들은 이를 불쾌히 여기는 경우가 많고, 이는 많은 세미클래식 음악가들이 기독교인임과 `뉴에이지`가 종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용어이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음악 장르이기 이전 종교적, 사회적 운동인 뉴에이지는 무신론과 물질주의가 만연한 20세기 말, 기존 사회-문화-종교의 공허를 탈피하고자 힌두교와 선불교 등의 종교, 인도와 동양의 사상, 범신론 등을 받아들인 세력에 의해 태동했습니다. 혼합주의를 기조로 하여 각 종교와 사상에서 나름의 장점으로 여긴 것들을 흡수하였으며, 유사과학을 기존 과학의 대안으로 추종하는 등, 중구난방식 세계관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뉴에이지 운동을 음악적으로 재해석한 뉴에이지 음악은 세계 각국의 장르적 특징들을 혼합해 탄생하고 자라났으며, 점차 신비주의와 명상적인 추구를 띠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중흥기를 맞으며 음악적으로 유사해 보이기까지 한 세미클래식 계열 음악은 뉴에이지와 구분없이 불려지기 시작했고, 이전까지 뉴에이지로 분류되지 않던 이지 리스닝, 오케스트럴 팝, 앰비언트 뮤직, 단순 기악곡, 심지어는 컨템포러리 재즈에까지 싸잡아 뉴에이지라 불리는 흐름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뉴에이지 운동의 쇠퇴와 더불어 향후에는 사회적 종교적 관점의 뉴에이지는 바래진 개념이 되고, 뉴에이지로 불리는 음악에서의 장르적 단어만 살아남아 단어의 개념이 변화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필자 약력>

- 소극장 콘서트 <마음 연주회> 206회 (instagram.com/recapturable)

- 건국대병원 <정오의 음악회> 고정 연주 (2010.03 ~)

피아니스트 김별  kntimes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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