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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창호 친구들, “‘법사위가 '윤창호법' 걸림돌”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11.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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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음주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22) 씨의 친구들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과 음주운전자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가칭)' 본회의 상정 및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음주운전을 살인죄와 동일하게 처벌하자는 ‘윤창호법’ 발의에 동참했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윤창호법 발의를 주도한 윤씨의 친구들은 이 의원의 행위에 배신감을 토로하며 지난 1일 윤창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윤씨의 친구들은 성명서에서 “검사 출신인 이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은 그동안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윤창호법의로의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번 사건에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한 율사 출신의 국회의원들은 윤창호법으로의 개정을 일선에서 주도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연대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윤씨 친구들은 각 언론사에 발송된 성명서가 첨부된 메일에서 법사위가 윤창호법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절망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성명서를 작성하는데 참여한 윤씨의 친구 김민진씨는 <코리아뉴스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우리에게는 법사위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아래는 김씨와의 일문일답.

 

-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을 만나 윤창호법이 그대로 통과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개인 의견인가 법사위 전체의 분위기인가.

직접 만난 법사위 소속 의원은 한 분 뿐이지만 다른 의원들의 비서관도 다수 만나 의견을 들었다. 직접 만난 의원도 법사위 내에서 영향력이 상당히 큰 분이다. 법사위 전체의 의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법사위 측에서는 윤창호법을 어떻게 수정하고자 하는 것인가.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치사사고에 대해 최소 징역 1년 이상의 처벌을 규정한 현행법을 5년이상~무기 또는 사형으로 개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법사위는 이를 최소 징역 2~3년 정도로 바꾸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음주운전은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되있거나 주취자라는 이유로 감형되는 경우가 워낙 많다. 처벌을 징역 1년에서 2~3년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해도 징역 2~6개월 수준으로 감형되기 쉽다. 법사위 주장은 그저 여론은 들끓고 있고 뭔가 하기는 해야겠으니 나오는 것일 뿐, 저런 수준으로는 음주운전 행태를 바꾸는데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 법사위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윤창호법을 발의하면서 음주운전을 살인죄에 준하게 처벌하자고 한 것은, 단순히 처벌 수위를 강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주운전은 살인과 동일한 범죄”라고 규정하기 위해서다. 거기에 윤창호법의 가치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건드려서는 안된다.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왜 살인죄로 볼 수 없나. 우리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4년째 법을 배우고 있다. 법리를 아예 몰라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법사위 소속 의원이 우리에게 “처벌을 강화해야 하지만 음주운전자를 고의적인 살인자와 동일시할 수 없다. 어쨌든 실수가 아니냐”고 이야기하더라. 그런 인식을 바꾸고자 윤창호법을 발의한 것인데, 우리로서는 정말 답답하다.

-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국민청원에 답변하면서 처벌 강화에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법사위의 판단은 왜  다르나.

법사위 소속 의원과 만나서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나 문재인 대통령도 긍정적으로 말씀하셨는데 왜 안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의원 측에서는 “법무장관이 ‘양형기준 내에서 최고형량을 구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건 법무장관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대법원 양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음주운전의 원칙적 구속수사도 구속적부심은 판사가 하는 것이지 법무장관 소관이 아니라고 하더라.

- 법사위에 대해 답답한 마음이 클 것 같다.

법사위도 국내법의 형량이 해외보다 낮은 편이고,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현행법의 다른 형량과 형평성 때문에 윤창호법도 처벌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법 형량이 낮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면, 음주운전을 시작으로 형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해 모든 형량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 이치 상 맞지 않나. 이 모든 문제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전반적으로 형량이 낮으니 음주운전만 높일 수 없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법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 아닌가. 우리가 이 정도까지 노력했으면, 의원들이 일선에서 총대를 메고 가주셔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니 많이 실망스럽다.

어찌 보면 법사위가 우리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법적 형평에 어긋난다는 논리라면 살인죄나 상해치사처럼 엄히 다스려야 할 범죄의 형량을 다 높이는 것이 맞다. 형평에 어긋나니 윤창호법도 형량을 낮춰야 한다는 것은 너무 이상한 논리라고 생각한다.

윤창호씨 친구들이 이용주 의원에게 보낸 감사 편지. <사진=이용주 의원 블로그 갈무리>

- 이용주 의원의 음주운전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이 어땠나.

이 의원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셔서, 우리끼리 회의하면서 “정말 감사하다. 이런 의원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윤창호법 발의를 하고 나서 병원 지하식당에서 친구들이 모여 감사 편지를 작성해 보내드렸는데 열흘 만에 단속에 걸려버리시더라. 너무 어이가 없어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

이번에 성명서를 낸 것도 이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분이 검사 출신 아닌가.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하는 사람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 사회에 음주운전 관행이 팽배해있는지를 보여준다. 율사 출신 의원들이 오히려 윤창호법에 소극적이고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연대책임을 진다는 생각으로 일선에 나서서 주도적으로 법안을 처리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성명서를 작성했다.

-윤창호법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

시동잠금장치 도입이나 사업자 및 초보운전자에게 더 낮은 혈중알콜농도 기준을 적용하는 등의 '윤창호법 Ⅱ'를 논의 중이다. 다만 현재 발의된 윤창호법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법안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면 그때부터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실질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윤창호법 국회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도 준비 중이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구글독스를 통해 온라인 서명도 받을 계획이다. 서명이 모이면 서류화해서 국회에 전달할 생각이다. 법사위에 대해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수의 국민들이 우리 뜻에 동의하고 있는지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음주운전 피해자들을 기리고 앞으로 피해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뱃지를 제작·판매할 계획도 있다. 뱃지 도안은 국화로 하기로 했는데, 음주운전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뱃지 판매금은 오프라인 활동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후원금으로 활용되며, 후원금 사용내역도 블로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윤창호법이 국회 통과된 이후 금액이 남는다면 관련 시민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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