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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 논란] 영국은 '금지' 한국은 '일단 날려'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10.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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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대구에서 열린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 모습. <사진=달구벌 관등놀이 홈페이지 갈무리>

[코리아뉴스타임즈고양 저유소(휘발유 저장탱크) 화재 사건을 둘러싸고 안전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풍등’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철제 뼈대를 한지로 둘러싼 뒤 내부에 고체연료를 부착해 만들어지는 풍등은 일종의 소형 열기구로 고정된 연등과 달리 공중에서 바람에 따라 무작위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이전부터 풍등의 화재 위험성이 여러 차례 지적돼왔으나, 수많은 풍등이 하늘로 떠오르면서 연출되는 장관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각종 지역행사에서 소원을 비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구의 대표적 축제인 ‘소원풍등 날리기’ 행사. 지난 2012년 시작된 이 행사는 매년 5월 경 참가자들의 소원이 적힌 풍등을 날려보내는 ‘달구벌 관등행사’로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약 500개 늘어난 3000개의 풍등이 사용됐으며, 사전 티켓 판매에서도 1·2차 모두 매진을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풍등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일반적으로 풍등은 고체연료가 모두 연소된 뒤 땅에 떨어지게 돼있지만, 경우에 따라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건물이나 나무에 떨어져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소원을 비는 용도로 쓰이다보니 주로 건조한 가을·겨울에 풍등 행사가 많이 열리는 것도 화재 위험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월 1일 경상남도 거제에서는 해돋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풍등 5개에 불을 붙여 바다로 날려 보냈다가, 이중 1개가 인근 야산에 떨어져 약 300㎡의 임야가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철제 구조물이 풍등이 걸려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같은 달 부산 기장군 삼각산 인근 임야 약 50만㎡를 태운 화재도 풍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재 발생 8일 후 임랑해수욕장에서 띄운 풍등 하나가 인근 산 쪽으로 날아갔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기 때문.

게다가 풍등은 화재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야생조류의 경우 풍등과 부딪혀 화상을 입거나, 풍등을 먹이로 착각해 알루미늄 뼈대에 위나 목이 찔려 사망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CPA)는 풍등 뼈대에 걸려 사망한 올빼미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매년 20만개에 달하는 영국 내 풍등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국 내 50개 지자체는 풍등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포털사이트에서 '풍등'을 검색한 결과. 1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쉽게 풍등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쇼핑 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풍등의 위험성이 높다보니 지난해에는 소방법이 개정되면서 풍등에 관한 규정이 추가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7일 국회를 통과한 소방기본법 개정법률안 12조 1항에는 소방본부장 및 소방서장이 풍등 등의 소형열기구를 날리는 행위를 금지할 수 있으며, 이를 어길 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소방청이 사전에 풍등 관련 행사를 인지하고 있어야만 규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반쪽자리 규제로 평가받고 있다. 소방청이 개인의 풍등 구매 및 사용을 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려운데다, 설령 적발했다 하더라도 반복해서 법규를 위반했을 때만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

또한 개인이 풍등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미 전국 각지의 해수욕장에는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비는 관광객 대상으로 풍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다수 난립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풍등은 500원~1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한편 풍등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풍등 날리기를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인은 전통 행사라는 명목으로 풍등 날리기를 허용하기에는 화재 및 환경오염의 위험이 심각하다며,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풍등 규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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