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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스 ‘Ruby Tuesday’
  • 이무영 영화감독
  • 승인 2018.11.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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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스

아주 오래 전 고인이 된 브라이언 존스(Bryan Jones)가 피아노와 리코더(세로로 연주하는 목관악기)를, 그리고 빌 와이먼(Bill Wyman)과 키스 리처즈(Keith Richards)가 각각 손으로, 그리고 활로 어쿠스틱 베이스를 연주한 'Ruby Tuesday'는 그 애절한 멜로디로 지난 45년간 듣는 이들의 가슴을 적셔왔다. 

보컬리스트 믹 재거(Mick Jagger)는 'Ruby Tuesday'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아름다운 노래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랑스러운 노랫말, 비록 내가 만든 건 아니지만 난 항상 이 노랠 즐겨 부르곤 했다.”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의 음악 대부분은 비틀스의 레논/매카트니와 마찬가지로 재거/리처즈(Jagger/Richards)로 표기돼 있으나, 실상 'Ruby Tuesday'는 키스 리처즈가 혼자 작사, 작곡한 노래다. 비틀스 'Yesterday'가 폴 매카트니 혼자 만든 곡인 것처럼 말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롤링 스톤스의 오랜 여친 마리앤 페이스풀(Marianne Faithfull)의 증언에 따르면 이 곡의 오리지널 멜로디를 맨 처음 떠올린 건 고(故) 브라이언 존스였다고 한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확인할 길은 없다. 존스는 1969년 6월 3일 자신의 집 수영장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그나마 영국의 작가 빅터 보크리스의 주장이 가장 신빙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리처즈가 오리지널 멜로디와 노랫말을 만들어와, 스튜디오에서 존스와 함께 완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동안 곡 제목의 여성인 '루비 튜즈데이'가 누구인가에 대해 여러 설이 제기됐다. 팬들 대부분은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롤링 스톤스의 그루피(groupie, 열혈 여성 팬)라고 믿었다. 심지어 롤링 스톤스와는 별 상관도 없는 할리우드 여배우 튜즈데이 웰드(Tuesday Weld)란 얘기도 흘러나왔다.

한참 세월이 흐른 후 리처즈는 <라이프>(Life)지와의 인터뷰에서 루비 튜즈데이는 젊은 시절 한때 자신과 연인관계였던 린다 키스(Linda Keith)라고 밝혔다. 그녀가 한때 롤링 스톤즈를 따라다니던 그루피였으니, 팬들의 추측이 맞아떨어진 셈이 됐다. 음악평론가 출신 감독 카메론 크로(Cameron Crowe)의 2000년 영화 < Almost Famous >를 보면 그루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맨 처음 가사 “She would never say where she came from.”에서 알 수 있듯 아무도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아티스트들에게 열광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좋아 한다기보다는 그들의 호텔방 침대 파트너라는 허울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그루피와 아티스트의 관계는 하루살이의 삶처럼 매우 짧다. 관계가 끝나면 루비 튜즈데이는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서 또 다른 아티스트의 둥지를 찾아 떠날 뿐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린다는 리처즈와 헤어진 후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를 따라다녔고, 상태가 심각한 마약중독자가 됐다. 리처즈는 린다를 구하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가 그녀의 삶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알렸다.

린다의 아버지는 뉴욕으로 날아가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녀는 집안의 관리 상태로 마약중독을 극복했다. 린다는 자신을 구하려던 리처즈의 행동을 오히려 배신으로 여겨 오랫동안 그를 증오했다고 한다. 이후 약물중독을 극복하고 가정까지 꾸린 그녀는 현재 뉴올리언스에서 조용히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Ruby Tuesday'는 절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사랑에 대한 노래다. 추억(nostalgia)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순리에 따라 차분하게 추억을 정리하며 그 추억속의 주인공을 떠나보내는 가슴 아픈 이별선언이다. 리처즈는 당시 느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자와 헤어지고 남은 건 피아노와 기타, 그리고 그녀가 남기고 간 팬티뿐. 이런 노래는 만들기가 참으로 쉽다. 모든 게 느끼는 대로이기 때문이다. 곡 쓰기에 관한 한 작곡가의 마음을 무너뜨려라. 그럼 그는 멋진 곡을 만들 것이다.”(Some chick you've broken up with. And all you've got left is the piano and the guitar and a pair of panties. It's one of those songs that are easiest to write because you're really right there and you really sort of mean it. And for a songwriter, hey break his heart and he'll come up with a good song.)

“과거는 한번 지나가면 아무 소용없는 것”(Yesterday don't matter if it's gone.)이라고 외치면서도,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한다.”(Still I'm gonna miss you.)고 말하는 심경의 토로는 떠나가는 여인이나 우리 곁을 스쳐지나가는, 절대로 멈출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며, 찬란했던 사랑과 삶의 순간에 대한 정중한 조의이다.

그렇다. 인생은 참으로 불친절(unkind)하다. 사랑을 비롯한 좋은 것들은 한번 우리 곁을 떠나면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Ruby Tuesday'를 틀어놓고 흘러간 아름다운 시간과 사랑을 향해 잔을 들자. 그리고 외치자. “안녕, 루비 튜즈데이.”(Goodbye, Ruby Tuesday.)라고. 이 노래의 성공 이후 미국에 루비 튜즈데이라는 레스토랑 체인이 생겨났다. 참 그리고 올해는 롤링 스톤스 결성 50년이 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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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would never say where she came from
Yesterday don't matter if it's gone
While the sun is bright
Or in the darkest night
No one knows
She comes and goes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절대 말하지 않죠
과거는 한번 지나가면 아무 소용없는 것
태양이 밝을 때
아니면 가장 어두운 밤에
아무도 모르죠
그녀가 오고 가는 걸 

* Goodbye, Ruby Tuesday
Who could hang a name on you? 
When you change with every new day
Still I'm gonna miss you

안녕, 루비 튜즈데이
누가 매일 매일 변하는 당신을 두고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나요
하지만 난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Don't question why she needs to be so free
She'll tell you it's the only way to be
She just can't be chained
To a life where nothing's gained
And nothing's lost
At such a cost

그녀에게 왜 자유가 필요한지 묻지 말아요
그것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그녀는 말할 거예요
그녀는 아무 소득도,
잃을 것도 없는 삶에
그런 대가를 치르며
속박될 수 없어요

There's no time to lose, I heard her say
Catch your dreams before they slip away
Dying all the time
Lose your dreams
And you will lose your mind
Ain't life unkind?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그녀가 말하는 걸 들은 것 같아요
흩어지기 전에 꿈을 잡아야 한다고
항상 죽어가는 삶
꿈을 잃는다면
결국 정신을 잃어버릴 거예요
인생은 참으로 불친절하지 않나요?

Repe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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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terday don't matter if it's gone.”(과거는 한번 지나가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다.)에서 'don't'는 문법적으로 옳지 않다. 'doesn't'가 들어가야 맞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틀린 문법이 팝송 가사 속에 등장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제목에 'doesn't'를 'don't'로 잘못 쓴 경우만도 허다하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1. 크리스탈 게일(Crystal Gayle) 'Don't It Make My Brown Eyes Blue'
2. 본 조비(Bon Jovi)의 'She Don't know Me'
3. 하트(Heart)의 'What He Don't Know'
4. 샤나이아 트웨인(Shania Twain)의 'That Don't Impress Me Much'
5.. 링고 스타(Ringo Starr)의 'It Don't Come Easy'

“She comes and goes.”에서 'to come and go'는 '마음대로 드나들다', 또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사람에 대해 이렇게 표현할 경우는 주로 거리낄 것 없는 자유로운 사람의 행동을 말할 때가 많다.

지난 27년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댄 포걸버그(Dan Fogelberg)의 'Comes and goes'란 노래 중에 “The woman is like the night. She comes and goes. She breaks my heart each day. The woman's like the tide. She comes and goes.”란 가사가 있다. 번역하면 “여자는 밤과 같다. 마음대로 왔다가 간다. 그렇게 그녀는 매일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여자는 파도와 같다. 마음대로 왔다가 간다.”가 된다.

'Come and go'는 다른 경우로도 쓰인다. 살펴보자.
1. I've seen many people come and go in this industry. (난 이 업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걸 봐왔다.)
2. The headache comes and goes. (두통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Who could hang a name on you?”에서 'to hang a name'을 직역하면 '이름을 걸다'가 되는데, 아마도 '이름을 붙이다'가 더 적합할 듯하다. 가슴에 명찰을 붙인다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를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고 규정하다는 뜻이다.

“She just can't be chained.”는 그녀는 절대로 사슬에 묶일 수 없는 사람, 즉 자유로워야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Chain'은 동물들을 묶어두는 '사슬'을 뜻하기도 하지만, '속박'이란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동사로는 '사슬로 묶다', '속박하다'란 의미로 사용된다. 명사와 동사로 쓰이는 경우들을 살펴본다.
1. I hate guys wearing thick gold chains. (난 두꺼운 금목걸이를 찬 남자들을 싫어한다.)
2. The prisoners were in chains. (죄수들은 사슬에 묶여있었다.)
3. The kidnapper chained the girl to a chair. (유괴범은 그녀를 의자에 묶었다.)
4. You may chain my body, but you can never chain my soul. (네가 네 몸을 속박할지 몰라도, 내 영혼은 가두지 못할 것이다.)

그 외 'chain'이 들어간, 유용한 표현들이다. 'A bicycle chain'은 '자전거 사슬', 'a chain gang'은 '사슬에 함께 묶인 죄수들', 'a chain of event'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음식점이나 상점 등의 체인, 즉 연쇄점을 말할 때도 'chain'을 쓴다. 주로 'chain store'라고 한다.

“And you will lose your mind.”에서 'to lose (one's) mind'는 '미치다', '이성을 잃다'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만약 “I'm losing my mind.”라고 했다면, “내가 이성을 잃고 있다.”,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보석으로서 루비(ruby)는 7월의 탄생석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여아의 이름으로 꽤 인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이미지가 강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 다시 영국을 중심으로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다시 여아의 이름으로 루비가 각광을 받는 추세다. 여성이름 루비가 제목에 들어간 다른 노래로는 케니 로저스(Kenny Rogers)의 1969년 팝 컨트리 히트곡 'Ruby, don't take your love to town'이 있다.

 

 

<필자 약력>

동서대 임권택 영화영상예술대학 교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각본

방송 <접속! 무비월드 SBS> 진행


이무영 영화감독  kntimes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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