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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DNA 닮은 바이칼호수 부랴트족
  •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 승인 2018.09.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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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The Science Time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보기)

 

지구상에 있는 물의 총량 중 바닷물을 제외하고 사람이 마시고 사용할 수 있는 민물의 양은 2.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것만 해도 지구 표면을 약 70m 깊이로 덮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민물의 69%는 극지나 히말라야 등 빙하나 만년설도 덮인 빙설로 존재하며 지하수가 30%, 나머지 1%가 호수 및 하천 등으로 사람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분포되어 있다. 그 1% 중 1/5을 저장하고 있는 호수가 바로 바이칼 호수다. 이 호수는 러시아 이르쿠츠크와 부랴티아 자치공화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세계의 민물 창고’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의 저수량은 약 2만2000㎢로서, 담수호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러나 호수의 넓이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어서 표면적은 북아메리카 5대호의 13%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저수량이 5대호를 합친 것보다 3배나 더 많은 까닭은 수심이 1742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민물 창고’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의 저수량은 약 2만2000㎢로서, 담수호 가운데 최대 규모다. ⓒ 위키미디어 public domain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물밑 가시거리가 최고 40.5m에 이를 만큼 호수의 물도 맑다. 때문에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이 되면 바이칼 호수는 50㎝가 넘는 두께로 얼어붙는다. 호수 안에는 총 22개의 섬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섬인 알혼섬은 면적이 730㎢에 달한다.

넓은 면적답게 알혼섬 안에는 또 호수가 있으며 타이가와 스텝지대, 작은 사막이 어우러져 있다. 따라서 겨울만 되면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실은 승합차가 꽁꽁 얼어붙어 바이칼 호수 위를 달려서 알혼섬으로 향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곤 한다.

약 330여 개의 강이 바이칼 호수로 흘러들지만, 밖으로 나가는 수로는 앙가라강 하나뿐이다. 앙가라강은 길이가 약 1800㎞에 달하며, 평균 수온이 8도 정도로 차갑다. 앙가라강으로 흐르는 물은 시베리아의 예니세이 강에 합류되어 북극해로 흘러든다.

바이칼 호수는 ‘러시아의 갈라파고스’로도 불릴 만큼 진화론적으로 대단히 가치 있는 다양한 동식물상 고유종을 갖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물에서 사는 바이칼 물범이다. 현지에서 ‘네르파’라고 부르는 이 물범은 다른 물범에 비해 덩치가 작고 귀여운 외모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바이칼 물범이 주식으로 삼는 먹이 역시 세계에서 이곳에만 사는 골로미얀카라는 물고기다. 골로미얀카는 투명한 몸의 30%가 기름이고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 이곳에는 한때 북극해를 오가다가 호수에 고립돼 진화한 연어의 일종인 ‘오물’이란 물고기가 특산어종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담비, 수달, 시베리아 족제비, 고라니, 흰꼬리수리, 새매부엉이 등 다양한 희귀 동식물을 볼 수 있다. 자생하는 식물은 1080여 종, 동물은 1550여 종에 이르는데, 그중 80% 이상이 이곳에만 있는 고유종이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이 높은 것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이기 때문이다. 바이칼 호수는 지구의 대륙이 갈라질 당시인 2500만~3000만년 전에 생성됐다. 호수의 서쪽은 침엽수림과 산악 스텝지대이며 동쪽은 소나무 숲, 북쪽은 낙엽송 삼림으로 이루어져 있는 등 기후 불균형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식물이 자란다.

또 보통 호수와는 달리 수심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고 호수의 자체 정화 능력이 뛰어나 수중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자정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에피슈라’라는 새우 비슷하게 생긴 동물플랑크톤 덕분이다. 에피슈라는 바이칼 호수 생물량의 80~90%를 차지할 만큼 번성해 호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분해시킨다.

이곳은 우리 한민족의 시원지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소는 이곳의 부랴트족과 한국인의 유전자가 거의 같다고 분석했다. 생김새가 우리와 비슷한 부랴트족은 문화도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 강강술래와 비슷한 춤을 추며, 아기의 탯줄을 문지방 아래에 묻는 전통, 술이나 음식을 먹기 전에 우리의 고시래처럼 일부를 뿌리고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설화를 갖고 있다.

또 북미 인디언의 유전자도 바이칼호 서부 알타이와 사이얀 산 일원에 사는 종족과 거의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의하면 바이칼 일대에는 200여 고대 종족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많은 고대 종족이 바이칼에 모여든 것은 그만큼 생활 여건이 풍족해서였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민물에서 서식하는 바이칼 물범은 혹독한 겨울에 지방을 공급하는 식량원이 되었으며, 산란을 위해 인근의 강줄기를 타고 몰려드는 수많은 물고기들로 호수는 항상 붐볐다. 또 호수 사방은 숲으로 둘러싸여 사냥할 동물들도 풍족했으며, 호수 주변의 수많은 온천들은 빙하기에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했던 고대 종족들에게 좋은 안식처가 됐다.

하지만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도 환경오염을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유해폐수를 호수로 흘려보낸 제지공장을 비롯해 대규모 수력발전소 등이 인근의 강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1996년 바이칼 호수를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유네스코는 근래 들어 댐과 관광 개발 등이 바이칼 호수의 환경에 끼칠 악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러시아에 촉구하고 있다.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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