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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 이웃사랑치과봉사회 이대현원장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9.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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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치과봉사회 이대현 원장(서울허브치과).

[코리아뉴스타임즈] 서울시 송파구방이복지관은 이웃사랑치과봉사회의 도움으로 진행되는 무료 치과 진료를 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장애아동과 부모들로 늘상 북적인다. <코리아뉴스타임즈>가 찾은 이날도 복지관 3층의 치과 진료실에서는 진료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4~5명의 아동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실에서는 환자의 몸을 조심스레 붙잡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모습 사이로 능숙하게 환자를 달래며 치아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서울허브치과 이대현 원장의 모습이 보였다.

이웃사랑치과봉사회는 지난 1998년 설립된 이후 복지관에서 20년째 무료 치과진료봉사를 계속해오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서울시 복지상 자원봉사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대현 원장은 지난 2008년 봉사회에 가입한 뒤 10년 째 송파구방이복지관에서 장애아동을 진료해오고 있는 치과진료 봉사의 베테랑이다.

<코리아뉴스타임즈>는 오랜 기간 장애아동을 위한 봉사활동을 계속해온 이웃사랑치과봉사회 이대현 원장과 송파구방이복지관 아동발달지원팀 박선숙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웃사랑치과봉사회에서 장애아동 진료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대현 원장: 지난 2005년 처음 허브치과를 개원할 때 동문 선배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개원 후 2년이 지나 점차 병원이 안정되어갈 때쯤, 도움을 주셨던 선배 한 분이 함께 봉사활동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셨다. 도움을 준 선배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었고, 장애인 진료에 대해서도 이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2008년부터 송파구방이복지관에서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처음에는 10년이나 봉사활동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일반 진료와 장애인 진료는 차이가 있을텐데 애로점은.

이: 일반진료보다 어려운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장애아동의 경우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보통 치과에 가면 환자가 이가 시렵다거나 어디가 아프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진료가 시작된다. 하지만 장애아동의 경우 아무래도 구체적으로 자기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가 이가 너무 아파서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일이 커진 다음에야 문제를 알게 되기도 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조기 진단을 하지 못하고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점이 아쉽다.

더 큰 문제는 진료할 때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치과 진료는 정밀한 작업이어서 환자가 가만히 있어야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는데, 아이들을 컨트롤하는게 일반 진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박 팀장님과 사회복지사 분들의 도움이 있지만, 움직이는 아이를 상대로 의사가 만족할만한 수준의 진료를 하기란 쉽지 않다. 

이웃사랑치과봉사회 이대현 원장이 장애아동의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봉사회 회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진료하는지 궁금하다.

박: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화~금요일 중 오전 또는 오후 두 시간씩 이웃사랑치과봉사회 치과전문 의료진 봉사자 11명이 돌아가며 진료를 해주시고 있다. 서울허브치과 김종우, 이대현 원장님 두 분은 매주 화요일마다 격주로 오고 계신다.

저희 봉사회 선생님들이 다른 단체에 비해 봉사 횟수가 많은 편이다. 한 달에 두 번 와주시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 오시면 약 2시간동안 8명 이상을 진료하는데, 막상 진료하다보면 대기환자가 너무 많아서 진료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방학때는 아무래도 찾는 사람이 좀 더 많은 편이다.

관내 진료 외에 다른 봉사 활동도 하나.

박: 거동이 어려운 중증와상 상태 장애인들을 위해 월 1회씩 방문진료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집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치과에서처럼 다양한 치료를 해주기는 어렵지만, 보호자분들은 상당히 좋아하신다.  의사들이 직접 찾아와서 치아 상태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마음이 안정되시는 것 같다.

장애인시설에서 연 2회 구강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의사소통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교육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육 과정에서 아동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친근감이 형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구강교육을 받은 아동들은 나중에 진료를 와서도 친숙한 선생님께 진료를 받게 되니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찾게 된다.

장애아동을 진료하면서 사회적으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이: 이웃사랑치과봉사회에서 진료봉사를 10년간 해오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우리나라에 장애아동들이 진료받을 공간이 매우 모자라다는 점이다. 방이복지관에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도 상당히 밀려있지만, 장애인치과병원의 경우 치과 진료 한 번을 위해 몇 달을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장애인 치료시설의 절대적인 수가 너무 모자라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장애아동에 대한 꾸준한 케어가 어렵다는 점이다. 장애가 있다 하더라도 옆에서 잘 관리해주면 치아건강이 잘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관리가 되는 장애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의 차이가 너무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아이들은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데, 그런 아이들은 장애가 없는 아이들과 치아상태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아이가 직접 아프다고 말할 때만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서울시 송파구방이복지관에서는 매주 화~금요일 오전, 또는 오후 2시간씩 이웃사랑치과봉사회와 함께 장애아동을 위한 치과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과 진료는 비용이 수반되는데 복지관 재정으로 뒷받침이 가능한가.

박: 치과 재료가 워낙 고가여서 복지관 재정만으로는 어렵다. 저희 예산으로는 재료비 정도만 충당하는 정도다. 복지관에서는 간단한 충치 치료와 스케일링 등의 초기치료를 하고, 보철까지는 해드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형편과 치료의 시급성을 고려해 외부 재단에서 시행 중인 공모사업에 연결해드리기도 한다. 예전에는 치과 쪽은 공모사업에서 거의 배제가 됐는데, 최근에는 필요성을 많이 인지하셔서 공모사업이 좀 늘었다. 외부지원사업 조건에 부합하는 장애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제일 좋은 것은 장애아동을 돕기 위한 재단이 많이 활성화되고 기금이 조성돼서 필요한 치료를 해드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철을 하면 훨씬 더 상태가 좋아질 수 있는 장애아동들이 많이 있는데, 비용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이런 분들을 위한 사회적인 도움이 절실하다.

10년간 봉사활동을 계속하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비결이 뭔가.

이: 현재 우리 봉사회에서 총 11명의 치과의사 선생님들이 함께 장애아동 진료를 하고 있고, 1년에 1~2회 정도는 서로 얼굴을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아마 혼자였다면 10년 간 봉사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나 혼자서 하고 있었다면 지금 내가 굉장히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부담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다른 선생님들도 다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 덕분에, 힘들다는 생각 없이 봉사를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복지관에 와서만 드는 생각들이 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그들의 잘못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 것처럼, 내가 건강한 것도 내가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아서 건강이 나에게 온 것이기 때문에, 그 건강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진료를 하다보면 자주 보고 익숙해진 장애아동들도 많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애아동이 있나,

이: 특별히 한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모든 아이들이 다 소소하게 기억에 남는다. 내 병원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진료를 받으러 올 때마다 조금씩 자라고 말과 행동도 바뀐다. 그런데 복지관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한결같다. 처음 만나서 진료할 때 봤던 모습이 10년이 지나서도 그대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한 아이는 전국노래자랑을 정말 좋아해서 진료할때마다 전국노래자랑을 틀어주면 좀 더 치료를 잘 받는다. 그래서 10년째 진료할 때마다 전국노래자랑을 틀어주고 있다. 그 아이 말고도 대부분 만날 때마다 하는 행동, 짓는 표정, 좋아하는 노래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아이가 성장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부모의 기쁨인데, 이 아이들은 이 모습 그대로이니까…

진료 봉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봉사라는 게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치과의사는 좁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모든 사회생활이 진료실 안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복지관에 와서 아이들을 만나고 진료를 하다보면 병원에서는 받을 수 없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느낌을 간직하고 돌아가면 다른 환자를 만나거나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모두 플러스가 되는 것 같다.

봉사를 시작하고 처음 1년은 두근거리는 마음 반, 비장한 마음 반으로 복지관에 나왔다. 아이들을 만나고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었고… 그런데 10년 가까이 계속 하다보니 이제 봉사라기보다는 마치 출근하듯이 익숙한 느낌이다.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고 오랫동안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

이웃사랑치과봉사회 이대현 원장과 방이복지관 아동발달지원팀 박선숙 팀장.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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