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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北 핵물질 생산 계속" 진실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7.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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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코리아뉴스타임즈] 미국이 북한이 현재 핵물질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사일 기지 해체 및 유해 송환 등 북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온 북한의 핵물질 생산 소식에 국제사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북한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느냐”는 에드워드 마키(민주당, 매사추세츠) 의원의 질문에 대해 “맞다. 북한은 계속 핵분열성 물질(fissile material)을 생산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이 여전히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있느냐”는 코리 가드너(공화당, 콜로라도)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다른 장소에서 답변드릴 수 있겠냐”며 즉답을 피했다.

북한의 핵물질 생산에 대한 우려는 미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문제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21일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지 않았다. 북한의 핵 생산능력은 아직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핵분열성 물질은 우라늄238, 플루토늄232 등 원자로의 핵연료 및 핵무기 재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밝혀진 북한의 핵분열성 물질 생산 시설은 영변 원자로 뿐이다. 미 정보기관이 원자로 가동을 위한 핵연료 처리과정을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물질 생산으로 오판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기준 북한 전력생산은 수력 61%, 화력 39%로 영변 원자로의 전력생산 비중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미국과 민감한 비핵화 협상을 추진 중인 북한이 굳이 비중이 미미한 원자력 발전을 위해 무리하게 핵물질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최근에는 평양 인근 강선에 숨겨진 우라늄 농축시설이 하나 더 존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미 국방정보곡(DIA) 보고서를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이미 2010년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대외용으로 영변 원자로를 유지하면서 숨겨진 강선에서 지속적으로 핵물질을 생산해왔다는 것. 해당 보고서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전력용이라고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지난달 열린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미국을 기만하고 있다는 논조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뒤로는 핵무기를 차근차근 생산하고 있다는 것. NBC뉴스는 지난달 30일 5명의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수개월간 북한이 여러 시설에서 비밀리에 핵물질 생산을 늘려왔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NBC뉴스를 통해 “북한이 (핵물질) 저장량을 줄이거나 생산을 중단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북한이 미국을 속이려 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기만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NBC뉴스의 해당 보도에 대해 “(NBC뉴스의 소식통 중) 어느 누구도 정보기관 소속이라고 밝혀지지 않았다”며 “세부적인 검증 없이 익명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한 문제적 보도”라고 비판했다. 38노스는 WP가 언급한 DIA 보고서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38노스와의 인터뷰에서 “DIA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오판 가능성을 제기했다.

핵물질 생산이 중단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도, 시설 규모나 생산량 증가를 과장되게 추정하는 것은 오히려 편향된 분석일 수 있다는 것.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또한 강선 핵시설에 대한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아직 미 정보당국이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강선 시설 관련 보고자료에서 “모든 정부 분석가들이 그곳(강선)이 핵시설이라는 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건물의 몇몇 특징들이 원심분리시설과 달라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것이 핵시설이라는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핵물질 생산 중단이 북한에게 상당히 중요한 카드인 만큼, 미국과의 협상에서 확실한 보상을 얻어내기 위해 아껴두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비핵화 후보상’을 선호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단계별 비핵화를 통해 여러 차례 보상을 주고받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아직 제재 완화나 평화협정 등의 보상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중단이라는 큰 선물을 선뜻 미국에 안겨줄리 없다는 것. 오히려 핵무기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미사일 실험장 해체, 유해 송환 등의 카드를 내밀어 명분을 챙기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가려 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미국이 북한에 기만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두려워할 필요 없다”며 “우리는 '인내하는 외교'(Patient diplomacy)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헛되이 질질 오래 끌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의중을 알 수 없는 북한의 핵물질 생산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이끄는 미국 안보팀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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