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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은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다
  •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 승인 2018.07.2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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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은 인터넷 과학신문 <The Science Time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문 보기)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발사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은 중국의 선저우 5호다. 2003년 10월 15일에 발사돼 21시간여 동안 지구 궤도를 14바퀴 돈 후 네이멍구의 초원으로 귀환한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에게 쏟아진 질문 중 하나가 ‘우주비행 중 만리장성을 육안으로 보았느냐’는 것이었다.

사실 이 질문은 당시 중국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흔히 만리장성은 지구상에서 사람의 손으로 건설된 것 중 우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로 알려져 있으며, 그 같은 사실은 당시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게재돼 있었다. 하지만 양리웨이의 답변은 의외였다. 우주에서 만리장성을 볼 수 없었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7년 중국 최고의 과학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의 한 연구팀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그에 따르면, 우주에서 육안으로는 만리장성을 볼 수 없으며, 일정한 공간분해능을 가진 위성의 원격탐지 기능에 의해서만 만리장성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결론 났다.

거대한 만리장성이 오랜 세월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찹쌀로 만든 접착제 때문이다. ⓒ 위키미디어 public domain

우주와 관련된 신화는 깨졌지만, 만리장성은 여전히 중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일 뿐 아니라 건축학적 완벽성을 갖춘 절대적인 걸작으로 대접받고 있다. 약 2000년 동안 오직 전략적 목적으로 국경을 따라 구축된 만리장성의 공사에 동원된 인구 이동으로 중국은 확산되었다. 또한 만리장성은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외부 문화의 관습으로부터 중국인의 문화를 보존하는 역할도 해냈다.

만리장성의 기원은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08년 위나라가 진나라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았으며, 기원전 300년 무렵에는 북방의 침략자에 대항하여 진․ 조․연 등 여러 나라가 성벽을 축조했다. 기원전 220년 통일된 진나라를 세운 시황제는 이전 시대에 건설된 몇몇 성벽을 증․개축해 네이멍구의 오르도스에서부터 만주까지 장성을 구축했다.

그 후 한나라의 무제는 중국 서쪽의 둔황 지역부터 동쪽의 보하이만까지 약 6000㎞에 해당하는 성벽을 지었다. 이후 한동안 만리장성에 대한 증․개축이 없다가 몽골족의 멸망으로 오랜 갈등 기간을 끝낸 명나라 때 성벽 구축의 전통이 부활했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의 위치와 형태는 대부분 명나라 때 완성된 것들이다.

만리장성의 폭과 높이는 자연 지형 및 군사적 중요도에 따라 각각 다르다. 사막이나 북방에 건설된 성벽은 그 폭이 1~2m에 불과하지만, 베이징 중심 지역에 근접한 바다링 지역의 성벽은 폭이 3~10m에 달한다. 높이의 경우 접근이 어려운 낭떠러지 같은 곳은 3~4m이며, 길목과 주요 요충지에서는 8m가 넘는 곳도 있다.

폭이 넓은 지역의 만리장성은 말과 마차가 이동하는 간선도로의 기능도 담당했다. 대표적인 곳이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80㎞ 지점에 위치한 바다링 부근의 성벽으로서, 이곳의 성벽 위에 만들어 놓은 길은 말 5필과 마차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중앙이나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는 적군을 감시할 수 있는 망루와 누각을 비롯해 적군을 침입을 알리는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다.

그럼 만리장성이 그처럼 오랜 세월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뎌온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단서는 지난 2005년 만리장성을 보수하던 근로자들이 우연히 벽돌에서 발견한 접착물질 속에 숨어 있었다. 당시 이 접착 물질을 분석한 중국 시안성의 문화유적보존 및 복원연구소는 찹쌀과 동일한 성분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10년 중국 저장대학 연구진은 거대한 만리장성이 오랜 세월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찹쌀로 만든 접착제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즉, 만리장성을 쌓을 때 찹쌀과 탄산칼슘(소석회)을 섞은 벽돌 접착제를 사용했는데, 찹쌀 속 녹말의 일종인 아밀로펙틴이라는 성분이 정밀한 미세구조 형성에 도움을 줌으로써 물리적으로 안정된 특성과 기계적인 힘을 갖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석회-찹쌀풀 반죽으로 만든 무기-유기 혼합 모르타르는 만리장성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무덤, 탑 등의 건축에도 사용됐으며, 이 같은 공법은 지진을 비롯한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는 힘이 됐다. 실제로 1604년 명나라에서 강도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이 공법으로 지은 건물이나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만리장성 중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은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장성학회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완전히 허물어져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부분이 50% 이상이며, 파괴되기는 했으나 유적의 형태를 지닌 부분이 나머지 30%인 것으로 드러났다.

만리장성의 훼손은 오랜 세월 비바람 등의 침식작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인위적인 훼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즉, 현지 주민들이 농경지나 도로 등을 건설하기 위해 성벽을 허물거나 만리장성의 벽돌을 가져다 집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6년 만리장성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 규제를 강화했으나, 관광객들이 잘 다니지 않는 외곽 지역의 경우 아직도 구조적으로 위태로운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성규 The Science Times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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