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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특활비의 불편한 진실 '셋'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7.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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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리얼미터 홈페이지 갈무리>

 

[코리아뉴스타임즈]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특수활동비 예산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5일 참여연대가 국회 특활비 지출내역 분석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또한 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수사 및 그에 준하는 국정활동에 사용되는 경비로 국회를 비롯해 국방 및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국정원, 법무부, 경찰, 국세청 등의 부처에 지급되고 있다. 국회의원 또한 기밀유지와 수반된 의정활동 경비를 특활비 명목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국회에서는 다소 증감이 있었지만 평균 연간 80억원 가량의 특활비를 지출해왔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2011~2013년 3년 간 사용된 특활비는 총 240억원. 2016년에는 78억5000만원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에는 81억580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정치권 내에서도 국회 특활비에 대한 개선 및 폐지 요구가 나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특활비를 지급받은 의원은 기밀유지를 명목으로 구체적인 사용처를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지급된 예산은 영수증을 제출해 명확한 사용처를 보고해야 하지만, 특활비의 경우 수령한 의원의 서명만 있으면 이러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결국 예산의 쓰임을 국민들이 감시할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에, 국회 특활비는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특활비가 대체 ‘왜’ 지급돼야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섭단체대표의 경우 특활비로 매달 6천만원을 지급받는다. 대표가 기밀유지가 필요한 의정활동을 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선지급할테니 알아서 사용하라는 식이다. 각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도 매달 6백만원을 특활비 명목으로 지급받는다.

예결산 심의 기간에 업무가 집중된 예결특위나 회의 한 번 열리지 않은 윤리특위도 특활비로 매달 6백만원을 지급받는다. 아예 활동이 없는 경우에도 관행적으로 특활비가 지급된다. 의원연구단체 중 뛰어난 연구활동을 보인 단체에 지급되는 특활비도 연 5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의원연구단체의 연구프로젝트가 기밀유지를 요구하는 것인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은 없다.

세번째 이유는 ‘누가’ 특활비를 사용하는지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2013년 한 번이라도 특활비를 지급받았던 의원은 총 298명. 이중 어느 의원이 가장 많은 특활비를 사용했는지 궁금하지만 확인할 방법은 없다. 가장 많은 특활비를 수령한 것은 특정 의원이 아닌 ‘농협은행(급여성경비)’이기 때문이다. 농협계좌로 지급된 특활비는 매년 국회 특활비 총액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매년 20억원 가량의 특활비가 농협계좌로 지급되지만 이 예산을 누가 얼마나 인출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다.

심지어 국회사무처는 지난 2015년 참여연대가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정보공개를 청구하자 비공개 결정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는 국회 사무처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3년 간의 법정 싸움이 지난 올해 5월에야 대법원으로부터 정보공개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얻어낼 수 있었다. 지난 5일 발표된 참여연대 보고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나온 분석이다. 하지만 국회사무처가 제공한 기초자료에는 구체적인 사용처를 특정할 수 없었다.

결국 국회 특활비는  ‘왜’, ‘어디에’, ‘누구에게’ 지급되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게다가 국회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했다. 참여연대와의 법정 싸움 당시 국회는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율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국가 예산을 이중으로 낭비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활비 유지를 주장하는 일부 의견이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국회에서는 일부 소수 의원만 특활비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특활비를 폐지하고 국회예산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원내대표는 “대법원의 특활비 공개 결정은 특활비 존재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내년 예산 편성 때 국회 특활비를 제외하고, 올해 예산에서 남은 특활비는 매달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은 폐지보다는 제도개선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홍원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지급은) 국회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가능하면 모두 공개하는 방향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 또한 “특활비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특활비 규모 또한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합리적 조정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정당의 제도개선론에 대해 참여연대는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9일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현행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수준에 있지 않다”며 “국회가 기밀을 요구하는 수사나 정보수집 등의 활동을 하는 기관이 아니기에 특수활동비가 존재할 이유가 없으며,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 여론 또한 국회 특활비 관련 제도에 손질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성인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 특활비 폐지를 지지하는 응답자 비율은 42.3%로 제도개선을 요구한 응답자(52.8%)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폐지와 개선을 합치면 무려 95%를 넘어선다. 그간 국회에서 남용된 ‘눈먼 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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