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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고위급회담 돌연 취소 왜?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5.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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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에 보도된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소식.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돌연 연기했다. 그 배경을 놓고 통일부 등 관계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16일 오전 0시30분경 한미연합훈련(맥스선더)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리선권 단장 명의로 보내왔다.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 또한 이날 오전 3시경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취소 이유를 밝혔다.

북한은 매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올해 화해무드가 조성된 이후로는 특별히 이를 이슈화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진행된 한미연합훈련(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대해서도 특별히 반발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또한 지난 10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한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다”며 “역사적으로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것이 (북미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찾아왔다는 것을 뜻하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지난 2008년부터 연례 시행되는 맥스선더를 문제삼아 갑자기 회담을 취소한 이유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맥스선더에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이 참여한 것이 북한의 신경을 건드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맥스선더에는 F-22 랩터 스텔스전투기 8대, B-52 장거리폭격기 2대가 참가하기로 계획돼있다. 둘 모두 북한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최신 전략무기들이다. 북한으로서는 북미회담을 앞두고 전략자산이 코앞에서 전개되는 상황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맥스선더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선 정부는 지난 8일 남북고위급회담을 14일에 열자고 북한에 제안했으며, 북한은 15일 오전 회담을 16일에 열자고 답했다. 하지만 맥스선더가 시작된 것은 북한이 회담 일정을 통보하기도 전인 11일이며, 미군 전략자산의 참여가 국내 언론에 알려진 것은 지난 1일이다. 이미 고위급회담 일정을 논의하기 한참 전에 훈련 내용과 일정이 알려진 상황에서, 맥스선더를 회담 취소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

일부 전문가들은 훈련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북한이 북미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미니트맨3의 최대 사거리는 1만3000km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4.27 남북정상회담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에도 미니트맨3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고 해외 전문가 및 언론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북한 입장에서 미국의 ICBM 시험발사는 회담 전 기선제압을 위한 위협 의도로 읽힐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맥스선더에 F-22 등 전략자산 참가가 변경 없이 진행되자 북한도 한미 양국에 회담 취소를 통해 불만의 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맥스선더 훈련이 연례 훈련, 방어 훈련이라고 하지만 북한으로서는 조금 당황했을 것”이라며 “F-22 전폭기 8대가 뜨고, B-52 장거리 폭격기가 뜨면 북한은 놀란다”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대대적이고 위협적인 무기가 동원되는 경우에는 북한 반응이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므로, 국방부가 축소하자는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안 했고 청와대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은 북한선수단이 참가한 평창올림픽을 고려해 일정을 뒤로 미뤘으며, 대화를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훈련 상황을 로키(low-key)로 설정했다. 반면 맥스선더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이러한 고려를 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것.

외신들은 북한의 갑작스런 고위급회담 취소가 북미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은 워싱턴이 자신들을 핵무기 해체의 코너로 몰아붙일 경우 북미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의 발표를 자세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이번 남북고위급회담 취소로 인해 북미회담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정 전 장관은 “오늘 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못 할 일이 아니고,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안 미칠 것 같다. 미북 간에는 물밑으로 얘기가 본격화되리라 본다”며 이번 사태가 북미회담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북한 정부 또는 한국 정부로부터 이 훈련을 계속 수행하지 말라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 계획을 계속하지 말라는 의사를 내비치는 어떤 것도 들은 게 없다”며 “우리는 (북미정상) 회담 계획을 계속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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