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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회원이 밝힌 '드루킹' 사태 전말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4.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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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공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필명 '드루킹')가 댓글 작업을 해온 장소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들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경찰이 더불어민주당 당원 3인의 네이버 댓글공작 사건을 조사 중인 가운데, 핵심 주동자로 추정되는 용의자 김씨(49, 온라인 필명 ‘드루킹’)의 과거 이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드루킹이 설립한 인터넷 카페 회원 2명이 인터뷰를 통해 세세한 내막을 밝히면서, 사상 초유의 정치스캔들로 번질 것처럼 보이던 이번 사건은 허무맹랑한 음모론 단체의 소란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뽀띠’ 혹은 ‘드루킹’, 인터넷 논객에서 사이비교주로

드루킹은 2000년 초반 ‘뽀띠’라는 필명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성향의 웹사이트에서 활동하며 인터넷 논객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국내·세계 정세의 향방을 예측하는 글로 많은 추종자를 모았고 2009년 드루킹으로 필명을 바꾼 뒤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드루킹은 2014년 소액주주운동을 명목으로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설립해 이전과 같이 정치·경제이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며 회원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경공모 회원 A씨는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분이 처음에 경제상황이나 세계 정치 이슈에 대해 분석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상당히 매료됐다”라며 "경제민주화라는 이상도 좋았고, 정세 분석, 정치권 이면의 가십거리 등이 회원들에게 굉장히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후 드루킹이 회원들을 설득하고 동원하기 위해 사용한 논리가 대부분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 예언서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것. A씨는 “그때 예언서가 많이 나돌았는데, 송하비결이라던지 자미두수라는 인간의 운세를 보는 것에 통달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몇몇 회원들이 ‘(사주를) 봤는데 잘 맞더라’ 이런 정도였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회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예언자처럼 행세하는 과정에서 일본침몰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드루킹이) 회원들에게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다른 이슈가 필요했다. 그래서 송하비결을 재해석하고 일본대침몰설에 따라 정치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이다, 거기에 맞춰 우리 경공모가 어떤 식으로 하겠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드루킹은 남북 정권에 줄을 대 개성공단을 특별 구역으로 지정한 뒤, 거기에 일본 피난민을 이주시키고 그들의 자산을 경공모 자금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를 인수해 중국 내전에 투입하겠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A씨는 이러한 주장이 이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대한 요구와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침몰을 대비해 미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이나 측근 인사가 오사카 총영사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 민주당과 접촉 실패 뒤 ‘反문재인’ 댓글공작

인터넷 모임의 예언자로 활동하던 드루킹은 이후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인맥을 만들어 영향력을 키우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오히려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또 다른 경공모 회원 B씨는 “드루킹은 정치권이 필요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어떤 비전을 회원들한테 계속 제시를 해 줘야 되니까”라며 드루킹이 먼저 정치권에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드루킹은 초기 진보정당 정치인과의 접촉에 실패한 이후 민주당 쪽으로 방향을 돌려 2~3명의 정치인을 접촉했는데, 그 중 선이 닿은 것이 김 의원이었다. 이후 드루킹은 경공모 회원들에게 민주당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온라인상에서 지지운동을 펼쳤고, 모임 차원의 댓글활동 참여가 이어졌다.

B씨는 “(19대 대선에서) 정권을 놓친 것에 회원들이 절감을 했고,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내부에서 모두 공감했다”며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계정 내에서 (댓글활동을 했다). 그 정도의 분별은 있는 분들이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20대 대선 당시 매크로를 동원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었다. 그런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작년 말이다”라며 대선 당시 활동에 조건이나 거래는 없었다고 답했다.

문제는 드루킹이 온라인상의 자발적 지지활동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그래도 우리가 한 게 있는데 논공행상을 바랄 것 아니냐. 그게 잘 안됐던 것 같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 높이더라”라며 드루킹이 반정부 성향으로 돌아선 이유를 설명했다. B씨 또한 대선 후 드루킹이 “처음에 돕겠다고 했을 때 (김 의원이) 환영은 했지만 그 후로 적극적으로 나에게 답하지도 않고 대선 후에는 아예 읽지도 않는다”며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애초 친노·친문 성향의 경공모 회원에게 반문 활동을 요구하기 위해서 드루킹이 제시한 내부논리는 또다시 음모론이었다. A씨는 당시 드루킹이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윤건영 상황실장 등 이런 분들이 제수이트, 그러니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이런 음모론에 나오는 가톨릭 사제집단이라고 몰고, 그들(제수이트)이 청와대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드루킹은 또 김 의원과의 연결에 실패한 후 접촉에 성공해 관계를 유지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폭로로 낙마하자 “청와대의 제수이트가 안 전 지사를 낙마시켰다”며 음해하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방기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결국 드루킹과 그의 ‘가짜’ 예언자 활동에 매료된 추종자들은 보상을 바라고 지지활동을 펼쳤다가,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하자 매크로를 동원해 반정부 댓글공작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B씨는 드루킹이 체포되자마자 경공모 카페는 폐쇄되고 대부분의 회원이 흩어졌으나, 약 500명의 회원은 여전히 채팅방을 통해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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