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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역전, 한국은행의 딜레마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3.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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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연준 금리인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또 다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연금기금금리를 현행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올해 총 3차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전망은 그대로였으나, 2019년 인상 횟수는 2회에서 3회로 상향 조정됐다.

연준의 금리인상 배경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방적 조치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경제는 계속 확장하고, 인플레이션은 2%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2.7%로, 2019년 전망을 2.1%에서 2.4% 상향하며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에 한미간 금리가 역전됐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는 1.50%로 미국보다 0.25% 낮은 수준이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이다. 국내 주식·채권시장의 해외자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으로서도 금리 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 <사진=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처>

금리역전 현상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가계부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8.1%로 총 108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당초 정부 목표였던 8.2%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높은 상황. 게다가 가계대출 금리도 최근 상승 추세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8년 1월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3.71%로 3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부동산 규제가 강화로 인해 주담대를 회피해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대출의 특성 상 기준금리 인상은 부채상환 압박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을 통해 갭투자에 나선 부동산 투자자들은 자칫 금리 인상으로 기대 수익은커녕 이자 상환에 허덕이게 될 수 있다.

국내 경기 위축도 우려된다. 금리 역전으로 해외 자본이 유출돼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 상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또한 가계부채 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연준이 당초 예상과 다르지 않게 완만한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한국시간) “(연준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기 때문에 가격 변수가 큰 변동이 없었고 그에 따라서 오늘 국내 금융시장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업계에서는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진용재 연구원은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외인 자본 유출은 금리차 외에도 위험자산 선호, 국내외 경기, 환율변동에 대한 기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해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1999~2001년, 2004년 10~12월, 2005~2007년 등 한미 기준금리 및 장기시장금리가 역전됐을 때 외국인 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이 연준 결정에 맞춰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앞으로 국내 금리 인상의 시기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저희들이 고려할 것이다. 다음 달 경제전망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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