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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사망사고, 시스템 무엇이 문제?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3.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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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K-City)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시연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차량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에서 실험 중이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우버는 북미 지역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즉각 중단했다. 도요타, 누토노미 등 자동차회사들도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중단을 선언했다. <코리아뉴스타임즈>는 현재까지 드러난 자율주행차의 여러 문제점을 살펴봤다.

이번 사고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후 10시경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시험주행 중이던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채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충돌이 일어난 것.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피해자는 49세 여성으로 사고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 정보 인식 능력 불완전

보행자가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에도 자율주행차로 인한 사망사고는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에서 사고가 발생해 탑승했던 운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도로교통안전청은 사고 원인이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닌 운전자 사망이라고 밝혔으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막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이번 보행자 사망사고까지 겹치면서 미국 내에서도 자율주행차 연구를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종합매체 아틀란틱(The Atlantic)의 20일 기사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차의 주변 환경 인식능력은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주행 시 특수도료로 칠한 주행선을 인식해 경로를 잡게 돼있는데, 기상악화나 도로 파손 등으로 주행선을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레이더 등 외부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지만 안개가 짙거나 비가 올 경우 센서의 인식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외부 정보를 제대로 인식한다 해도 해석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자율주행차는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외부 센서가 보내온 이미지를 분석하고, 사람인지 장애물인지 등을 판별해 주행경로를 결정한다. 문제는 아직 이 알고리즘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 동일한 알고리즘이 사용된 구글 이미지 분석의 경우 지난 2015년 흑인을 고릴라로 분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이미지를 ‘사람’으로 해석해내지 못할 경우, 제때 주행을 중단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주행 경로를 결정하기위해 움직이는 물체의 이동경로를 예측한다. 반면 정지된 물체가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에 대한 대응 능력은 떨어진다. 예를 들어 도로변에 주차한 차가 갑자기 폭발하며 도로 안으로 난입하는 등, 자율주행차의 계산능력을 벗어난 상황이 발생하면 운전자가 있는 경우와 달리 신속한 회피가 어려울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해킹의 위험이다. 자율주행차의 내부 시스템이 해킹을 통해 특정인에게 통제당할 경우 탑승자는 물론 주변 차량과 보행자까지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테러리스트들에게 대도심을 누비는 자율주행차는 좋은 먹잇감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탑승자의 신상정보나 주행이력이 유출되는 위험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 사고시 책임 소재도 문제

자율주행차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사고의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했을 시 책임소재에 대해서는 법적·윤리적 기준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자율주행차 사고는 시스템 오류 또는 탑승자의 오작동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판별하는 것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한 컨퍼런스에서 ▲탑승자가 1차 책임을 부담한 뒤 시스템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제조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제조사가 1차 책임을 부담하는 방안 ▲탑승자와 제조사가 공동 책임을 부담하는 방안으로 나눠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모든 방안이 현행 법안이나 구체적인 사례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독일과 영국은 탑승자에게 1차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지만, 실제 운전에 관여하지 않은 탑승자에게 먼저 보상 의무를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공동 책임의 경우도 제조사와 탑승자가 보험 가입 및 보험료 납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실무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앞차가 급정거를 해 급히 방향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좌우가 모두 다른 차량으로 막혀있다면 자율주행차는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것이 가장 올바를까.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 좀 더 튼튼한 차량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가장 탑승자가 적은 차량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 물론 자율주행시스템은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되고 있지만, 그것이 꼭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한국에서도 사고 위험

자율주행차 사고는 국내에서도 발생 가능하다. 지난 2016년 2월 임시운행허가제도가 도입돼 자율주행차가 연구·개발 목적으로 일반도로에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 2016년 9월에는 자율주행차 주행가능도로에 대한 제한이 풀려 전국 어디서도 시험 주행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이미 네이버랩스, 쌍용차, SK텔레콤 등이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일반도로 시험주행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자율주행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에 대한 국내 논의는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번 사고로 규제가 강화돼 자율자동차 산업 발전이 느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지난 1월 규제혁신토론회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모든 규제가 면제되는 스마트시티 지역을 지정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산업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율주행차 규제 강화를 걱정하기에는 마땅한 규제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자율협력주행 산업발전 협의회 발족식에서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를 언급하며 “정부는 자율차의 안전기준을 만들고 주행 난이도가 높은 도심 도로의 경우에는 C-ITS(통신) 지원, 실시간 정밀지도 제공 등 이중, 삼중의 기술적 안전망을 갖춰 국민 안전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점증하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에 대해 규제 타파를 외쳐온 정부가 어떤 답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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