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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원 백만장자’ 인도 IT 회사의 비결
  • 여정현
  • 승인 2018.03.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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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지난주 한국에서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이 개최되면서 인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인도는 4년 후 중국인구 13억을 넘어 세계 최대의 인구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다. 중국이 패권국가의 야욕을 가지고, 파키스탄에 일대일로전략을 위한 회랑을 건설하고자 노력하고 해양 군사력을 강화하자, 인도는 최근 핵탄두탑재 가능 ICBM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군사적 행동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1인당국민소득이 200만원이 되지 않는 낮은 인건비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열악한 인프라로 인하여 제조업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열악한 인프라의 단점을 첨단 소프트웨어기술의 진흥으로 만회하고 있다.

필자는 약 15년전부터 인도의 수도 델리 인근의 구르가온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IT제품과 기술의 수출을 위하여 뭄바이, 뿌네, 첸나이, 방갈로르 등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였다. 이 글에서는 필자의 경험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압두고 인도의 IT산업환경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인도인의 삶은 기본적으로 종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인도의 수많은 인구 중 다수는 아직도 기차에 매달려 통근을 하며, 매일 약20명씩 떨어져 사망하고, 자동차 사고, 병사 등으로도 하루에 2만명이 죽는다. 가족들은 통곡하지만, 그들은 윤회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내세에는 더 좋은 환경에서 환생할 것을 믿는다. 인도에서 종교적인 사람들은 평생 살생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축산품 중 우유만 먹고 계란도 먹지 않는다. 종교적인 인도인들이 평생 고기 한 점을 먹지 않아 다수는 근육과 혈관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깡마르게 되고 수행중인 간디의 외양을 가지게 된다. 모든 인도식당에는 이러한 문제로 종교적인 채식주의자와 비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인도에는 수많은 신들이 있는데 신상은 IT업체의 사무실에 모셔질 정도로 흔하다. 심지어 공항활주로 인근에도 신당이 있을 정도로 종교는 인도의 삶에 너무나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인도의 주요 신 중 창조의신은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 등이 있다. IT업계에는 코끼리를 닮은 지혜와 행운의 신인 가네샤가 비교적 인기가 있었다. 갖가지 장애를 걷어내고 슬기로 학문과 상업의 성취를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기회균등한 환경이 경제적 역동성 키워

인도에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있어 다른 카스트와의 결혼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인도인들도 내심으로는 한국인과 같은 외국인들을 돈 많은 불가촉천민 처럼 생각한다고 한다. 인도에서 한국인이 운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3개의 차선이 있으면 이내 비집고 들어와 5개가 되고 길이 막히면 역주행을 하여 이내 도로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래도 큰 사고가 많지 않은 것은 속도를 낼 수 있는 충분한 고속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노후한 도로나 철도 인프라 때문에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항공편이 훨씬 편리하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 그리고 종교 간 갈등으로 인한 테러 위험 때문에 공항 탑승수속에도 3시간 이상 소요되는 보안검색을 감내할 경우도 있다.

인도의 산업 환경은 전체적으로 외국인에게 친근하지 않다. 지방정부마다 다양하게 운영되는 복잡한 세금과 재무관련 법규도 사업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삼성과 LG가 인도의 가전제품 브랜드 선호도 1~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은 사업상의 장애물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고, 인도에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인도 인구는 현재 13억명이지만 4년 후에는 14억으로 중국을 넘게 된다. 이에 세계적인 투자가들은 인도 경제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의 인도경제성장률이 7.3%가 될 것으로 비교적 높게 전망했다. 인도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율은 이미 은행의 예금이자율을 7%선에 올려놓기도 하였다. 막대한 인구를 배경으로 둔 인도의 경제는 10년 전만해도 세계 15위 수준이었지만 머지않아 세계 5위로 껑충 뛰어오를 것이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현재 약 1,700조원 규모인데 2025년경 인도의 경제규모는 5,00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인도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저력 중 하나는 영어사용과 민주주의의 정착이다. 인도의 경우 중북부의 델리와 동남부 첸나이 지역은 말과 글이 전혀 다르다. 이로 인하여 영어는 일찌감치 비즈니스 공용어가 되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TV프로그램에 나온 인도인들을 보면, 비록 인도식 악센트는 있지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지배로 그들은 영어 이외에도 민주주의라는 커다란 유산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점은 중국식 사회주의와는 또 다른 경제적 역동성과 기회균등을 제공한다. 주요 공기업들은 업체선정을 공정하게 하기 위하여 신문에 매일 공개입찰을 가득하게 게재하고 있다. 다만 소수자 권익 보호 인식의 발달로 집단민원이 제기될 경우 철도와 고속도로의 건설이 지연되며 똑바로 직진할 노선이 부적절하게 왜곡되기도 한다.

글로벌 부동산 회사인 JLL이 작년말 발표한 도시 역동성 지수를 보면, 1위는 인도의 방갈로르, 2위는 베트남의 호치민시티, 3위는 실리콘벨리가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역동성은 한국기업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베트남의 호치민과 미국 혁신의 중심인 실리콘배리를 이미 뛰어 넘는 것이다. 가장 역동적인 도시 30 곳 안에 무려 5개의 인도도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역동성 지수5위는 하이데라바드, 13위는 뿌네, 18위는 첸나이, 23위는 델리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도시의 지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도 경제의 성장성과 역동성을 미리 본 한국의 청년들은 한국대신 인도 현지에서 기업을 창업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가능성이 한국이나 다른 어떤 지역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 인프라, SW산업 진흥으로 극복

인도의 경우 노동력은 저렴하다. 그러나 전력, 물류, 제조업과 관련된 인프라는 뛰어나지 못하다. 과거 인도에서는 결혼식에서 전기가 나가는 일이 빈번했는데 당황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력사정이 나빴다. 지금은 전력사정이 좋아졌지만,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값비싼 발전기를 가동할 필요가 있는 곳도 있다. 그렇지만 인도는 이러한 하드웨어적 인프라의 열악함을 소프트웨어산업의 진흥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산업은 이미 중국의 2배인 76조에 가깝게 성장했다. 인도에서 소프트웨어산업이 발전한 원인 중 하나는 익숙한 영어와 영국식 사업시스템이다. 인도는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미국 등 선진국의 하청기지로 적절하게 활용되었다. 인터넷이 발전한 20년전부터는 다수의 인도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의 야간콜센터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여러 도시 중 방갈로르는 명실상부한 인도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이다. 고원지대라 연중 서늘한 방갈로르에는 현재 5만명의 IT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고, 400개가 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영업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는 시가총액 40조원 규모의 ‘인포시스’이다. 인포시스는 회사의 모토로 ‘전직원 백만장자’를 내세우고 있다. 이 기업은 이미 그 모토에 충실하게 스톡옵션 제공으로 3,000명 이상의 백만장자를 배출하였다.

인도인들은 자국의 열악한 인프라와 낮은 임금을 해외진출로 극복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2016년 H1B 취업비자를 발급받거나 갱신한 외국인들을 조사해보니, 인도인은 약126,000명으로 전체의 68%를 차지하고 있었다. 인도는 이미 실리콘밸리 IT기업의 외국인 고용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해결해 주고 있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도 인도 출신인데,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턴뷰에는 인도식당이 즐비하고, 인도 전통 복장을 입은 인도인들이 가득하다. 택시를 타도 인도출신 운전사를 만날 확률이 높다. 인도의 IT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에서‘인도인기업가협회’를 만들어 인도인들의 휴먼네트웍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시스템즈에도 다수의 인도인들이 포진해있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외국인 유입을 제한하자, 인도인들은 캐나다로 몰리고 있다. 이에 다수의 캐나다기업들이 인도인들을 확보하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는 자국시장을 대상으로 한 IT서비스 개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필자가 인도에 근무했던 15년전에는 인력거 기사를 만나 협상을 한 후 인력거를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인력거라고 할 수 있는 릭샤 운전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호출을 받아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사들의 평판도 스마트폰으로 관리된다.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연성장률이 무려 31%에 달한다. 이러한 성장률에 일본의 소프트뱅크나 중국의 텐센트는 이미 인도의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에 투자한바 있다. 인도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최근 미국의 월마트도 플립카트에 수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의 볼리우드는 수적으로는 미국의 헐리우드를 능가하는 영화를 제작하지만, 인도인들의 콘텐츠는 국제적으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그래픽이 뛰어나지도 못하다. 물론 예외가 있지만, 다수의 인도인들은 아직도 정신적인 막노동에 가까운 소프트웨어 단순 코딩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인도의 IT기술과 인도의 문화가 전세계로 확장되는데 장애가 되고 있으며, 인도업체들이 선진국 기업들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10년전 100만원에 가깝던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최근 200만원에 가깝게 크게 성장했다. 인도의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지만, 인도의 제조업 융성의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하지만 인도는 비동맹국가들의 맹주로 비동맹권을 결속시키고 있고, 중동과 동부아프리카 국가로 진출하는 교두보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만약, 제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제3세계로 확장하고자 한다면, 인도는 결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여정현  admin@koreanlaw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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