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
김여정과 펜스가 남긴 것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2.12 12:36
  • 댓글 0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대표팀이 공동입장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영하고 있다. 반면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는 자리에 앉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9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애국가 제창 중 기립해 예를 표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관계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 9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전용기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 부부장은 이날 오후 KTX편으로 평창으로 이동, 개막식에 참가했다. 개막식을 지켜보던 김 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은 대형 태극기가 들어오고 애국가가 제창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내가 깜짝 놀란 일이 벌어졌다.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제창 때 북한 응원단과 김여정도 모두 일어섰다. 아마 북한 사람이 ‘적국’인 한국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에 일어선 것이 처음 아닐까 싶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주 기자는 이어 “지금까지 최고 존엄이 어떻고, 공화국 존엄이 어떻고 하며 손톱만큼도 양보하지 않고 펄펄 뛰던 북한이 그런 것까지 감수했다니, 이건 북한이 엄청나게 유연해질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 기자의 지적과는 달리 북한 고위 인사가 애국가 제창에 기립한 것은 김 부부장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가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대표단도 애국가 제창 시 기립해 예의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좀 더 적극적인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막식에서 남북 대표팀이 공동입장할 때 김 부부장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으며 김 상임위원장도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저녁에는 일정을 변경해 여자 아이스하키팀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14년 북한 대표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 등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돌아간 것에 비해, 김 부부장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하는 등 2박 3일간의 공식일정을 통해 외교적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는 평창올림픽 일정 내내 불편한 모습을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개막식 당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사전 리셉션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환영사가 모두 끝난 6시 11분에 늦장 도착했다. 이들은 이후 리셉션 행사장에 입장하지 않고 다른 방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문 대통령과 따로 기념촬영을 한 후에야 리셉션장에 입장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타국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자국 선수단과의 만찬을 이유로 입장 5분 만에 자리를 떠 빈축을 샀다. 이 둘은 개막식에서도 남북단일팀이 입장할 때 별다른 반응 없이 자리에 묵묵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

펜스 부통령과 김 부부장의 대조적인 행보에 대한 외신의 관심도 높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일 “김정은의 동생이 매력을 발산하며 펜스의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아갔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김 부부장의 방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이라는 오래된 메시지를 들고 온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북한 수도인 평양으로 문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김 부부장은 가는 곳마다 주목을 끌었다”며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주최한 개막식 전 저녁 행사에 빠지는 등, '불참'으로 커다란 반응을 끌어냈다”고 꼬집었다.

코네티컷대학 역사학과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이 남북단일팀에 쏟은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면 비핵화 협상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펜스 부통령이 좋은 기회를 흘려보냈다고 안타까워했다. 더든 교수는 이어 “펜스 부통령 부부가 남북단일팀 입장 때 기립하지 않은 것은 미국식 깡패 외교의 최저치를 갱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저작권자 © 코리아뉴스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해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뉴스
'그림 대작' 조영남, 2심서 무죄판결
'그림 대작' 조영남, 2심서 무죄판결
가수 현상, 기상캐스터 이현승과 웨딩
가수 현상, 기상캐스터 이현승과 웨딩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