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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마니아 여정현의 '4차산업혁명 속으로'
벤처기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유의할 점
  • 여정현
  • 승인 2018.01.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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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5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실업율은 25개 OECD국가들 중 6위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한국의 실업율은 경제위기에 내몰린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남미국가와 중부유럽의 슬로바키아 다음으로 높다. 현재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높지만, 클라우스 쉬밥은 오히려 5년간 전세계에서 72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주춤한 지금 창업한지 5년 이하의 신생기업들이 상당한 고용을 창출한다. 이들이 창출하는 고용은 전세계 노동시장의 3% 정도로 높은 편이다. 창업기업의 어려움은 흔히 기술개발을 완성하기까지 힘든 '악마의 계곡', 제품개발을 종료할 때까지의 '죽음의 계곡', 이를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다윗의 바다'로 표현이 된다. 창업시장이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매출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가들의 평균 창업연령은 32세에 불과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의 시대에 청년들이 먼저 쏘고 목표를 겨냥하는 역동성을 발휘했던 것이다. 창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한국정부도 이미 다양한 청년창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글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창업지원정책과 개선방향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진 출처 = 픽사 베이>

지난한 창업

한국도 창업관련 시스템은 잘 정비 되어 있다. 일반인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필요한 인허가를 받는데 4일이면 충분하다. 월드뱅크가 매년 발표하는 기업환경지수에서 한국은 2015년부터 세계 3위에서 5위의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편이고 홍콩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경쟁국인 싱가폴보다는 순위가 뒤진다.

한국의 창업환경이 나쁘지는 않지만 기술개발을 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상업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서는 산 넘어 산의 어려움이 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마련되었다지만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만들어 놓은 수 만개의 규제를 넘어야 한다. 물품을 만든 후에 판매까지의 과정도 쉽지 않다. 필자는 일전에 중소기업의 제품 마케팅을 자문한 적이 있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와 관련된 정부규제는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웠다. 그동안 정부가 규제단두대, 규제총량제,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진행하여 규제를 없애기 위하여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규제는 늘어만 간다. 물론 규제가 덜한 일부 서비스 업종에 진출하여 기술개발과 시제품 완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겠지만, 규제는 감히 넘을 수 없는 청년들의 벽이다. 물론 규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필자는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법인설립 후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했다. 전자업종의 경우 산호세 시청에서는 대금을 지불하고 사업허가를 받아야 하고, 동종협회에 가입해야 했다, 중고제품을 취급할 경우 경찰서에서 별도의 인가를 취득해야 했다. 일부 인허가는 시청에 15분간 줄을 서서 해결했지만 중고제품 취급 인허가는 경찰서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분위기는 창업의 또 다른 걸립돌이다. 한국사회는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달리 창업을 권하는 사회가 아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2014년 창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부모님들의 52%가 자녀들의 창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창업에 실패할 경우 재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또 다른 문제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평균 창업횟수는 2.6회지만 한국에서 청년들이 창업에 실패하면 재기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우수한 인력은 공무원이나 대기업으로 몰리고 좀처럼 창업 시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미국사회가 실패에 대한 경험도 소중히 여기는 측면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호텔 ‘트럼프 타지마할’과 ‘트럼프 플라자’등은 파산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의 경험을 ‘귀환의 기술’이란 저서에 기록했고, 성공적으로 이를 극복했다. 한국 사회도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혁신하지 않는 늙은 기업과 기득권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결코 장기적인 고용과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안전망의 확보

창업은 업계에서 잔뼈가 굻은 산업 명장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0%를 밑돈다. 하물며 기술과 경험, 자본이 없는 청년들이 창업시장에서 성공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그리하여, 청년들이 보다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하기 위해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년창업가들에게 최저생계비라도 지원해주거나, 이스라엘처럼 투자금의 일부라도 보존해주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청년창업기업에게도 장애인기업이나 여성CEO기업에 제공되는 공공기관 의무구매비율을 적용해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에서 창업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충분하지 않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이미 수백 가지가 넘는다. 다만,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사업의 효율성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2018년도 예산은 8조원을 넘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창업에 관련된 기술을 무료로 강의하고 있고, 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기도 한다. 창업과 관련되어 각종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혁신에 필요한 연구장비를 대여하기도 한다. 필자도 정부의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을 통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시료 분석에 첨단 전자현미경을 이용하기도 하였고, 전자파적합인증을 받기 위하여 전자파전도와 전자파방사 실험을 저렴하게 진행하기도 하였다. 정부는 대기업보다 복리후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을 위하여 국민임대주택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도하고, 목돈을 저축할 수도 있도록 지원해주기도 한다.

정부는 청년들이 해외 시장개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전시회개최를 지원하거나, 시장개척단을 해외에 파견하고 있다. 필자도 정부와 지자체 사업으로 7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장개척활동에 참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혁신기업의 국내 판로 확대를 위하여 전통시장을 지원하기도 하고, 청년들의 기술을 프랜차이징할 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징 본부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투자금 회수 시장의 마련

창업생태계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하고,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기에 회수하여, 곧바로 또 다른 혁신기업의 재창업으로 이어가야 한다.

창업에 관련된 아이디어는 항상 새로운 것이지만 그것을 상업화하는 과정은 상당히 유사하다. 기술에 비하여 인류가 그다지 빨리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업화 과정에 관한 컨설팅이나 자문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문보다 정작 필요한 자금은 벤처캐피털, 엑셀러레이터, 엔젤투자자들이 쉽게 공급하지 않는다. 벤처기업의 성공율이 일반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하는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에서 2017년 26위로 지속적으로 하락추세이다. 그런데, 한국의 2017년 금융시장 성숙도는 하위에 가까운 7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시장 자체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청년창업가에게 호의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벤처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초기의 노력에 대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M&A 시장이 한국보다 발달해있다. 설립한 이후 구글은 현재까지 215개, 애플은 93개, 페이스북은 66개나 되는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금액도 천문학적이다. 구글은 2017년만 해도 HTC 지분인수에 1조원, 2016년에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회사 매입에 1,000억원, API 관리 소프트웨어 회사 인수에 6,000억원을 지출했다. 미국의 성공한 대기업들이 창업기업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후하게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골목상권의 보호나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에 대한 우려가 강하고, 이러한 분위기는 M&A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있어서 반대기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M&A로 자금을 회수하는 정도는 3%에 불과하기 때문에 청년창업가들은 기업공개(IPO)에 목을 매고 있다. 다행히 정부는 혁신기업들의 적자가 지속되거나 자본이 잠식되더라도 성장잠재력을 감안하여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은 있지만, 혁신기업들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제공하는 소득공제 제도는 수년전부터 시작되었지만 벤처투자는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고, 아직도 여유 자금은 대체로 일부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거래소와 예탁원등이 3,000억원에 가까운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기금의 기업 지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히 크지만, 운영자산이 600조원에 가까운 각종 연기금의 벤처투자에 대한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창업은 취업보다 큰 노력이 필요

창업은 단순한 이윤추구의 과정이 아니라, 승리자가 되기 위하여 모험을 추구하는 숭고한 과정이다. 하지만 창업으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가져오는 꿈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2018년 혁신지수'에서 한국은 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R&D분야 비용지출과 대학교 진학자 비율이 세계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생산성 분야는 21위로 아일랜드, 스웨덴, 미국 등에 크게 뒤진다. 사회적인 혁신 노력에 비하여 근로자들이 충분한 부가가치나 이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창업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는 충분한 준비나 노력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어학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타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비싼 정장을 대여하기도 한다. 취업이 어려운 것처럼, 창업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도 미리 4~5년전부터 준비하고, 전문가들을 만나서 충분한 지도를 받을 필요도 있다. 필자도 실리콘밸리에 진출하였을 때 처음에는 거래처확보와 납기준수를 위하여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근무할 수밖에 없었다. 창업은 성취감을 가져다주는 의미 있는 과정이지만, 창업자들에게는 남들이 격지 못하는 고난과 노력이 요구된다.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사업들 중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바일 컴퓨팅 등의 혁신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하지만, 젊은 청년창업가들은 그들의 열정을 무기로 창업을 주저하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만 매달 50개의 혁신적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15,000명의 엔젤투자자들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다. 창업 후 생존의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용기 있는 젊은이들은 승리자가 되기 위하여 모험을 추구하는 숭고한 과정에 지속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여정현  admin@koreanlaw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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