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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신년회견, 문 대통령과 비교해보니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1.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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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언론과의 소통 부족으로 비판을 받았던 과거 박근혜 전 정부의 기자회견과 많은 차이점을 보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주요 언론사뿐만 아니라 군소언론, 외신들도 참여해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진 점이다. 문 대통령은 손을 들어 질문 의사를 표한 기자를 직접 지목해 질문 내용을 듣고 정치·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년 구상을 전하는데 한 시간 반 가량을 할애했다. 특히 초청된 250명의 기자단과 청와대 사이에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질문과 답변이 이어져, 각본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한 기자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자유로운 기자회견 방식은 미 백악관에서 주로 취하는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방식이다. 군사정권이 종식되고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한 정책 구상을 밝혀왔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데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1995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신년사 낭독 후 기자회견이 예정돼있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예정을 무시하고 회견장을 빠져나가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 적극적으로 나선 첫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 후 처음으로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언론뿐만 아니라 전문가 및 일반 국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동안 ‘국민과의 대화’에 5회 출연하고 150차례 기자회견을 가질 정도로 언론과의 소통에 신경 썼지만, 1999년 옷 로비 사건 등의 여파로 여론이 악화되자 이후 기자회견 빈도를 줄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주류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왔지만, 동시에 언론과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한 대통령으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네 번의 ‘국민과의 대화’ 출연과 약 150회의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특히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이 공격적인 질문을 할 경우 피하지 않고 논쟁을 벌일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주류 언론이 자신의 주장을 왜곡한다는 불만으로 인해 지상파 생중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2006년에는 MBC 100분토론에 직접 출연해 사전 원고 없이 패널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거치면서 활발해진 청와대와 언론 간의 소통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후 약화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기자실을 찾아 환담을 나누거나, 식사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음식을 권하는 등 언론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질의응답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국민과의 대화에는 7번 출연했으나 기자회견은 약 20회로 크게 줄였다. 매주 월요일마다 라디오 연설을 통해 109차례나 국정방향을 전달했지만, 기자회견장에서는 질의응답이 좀처럼 허용되지 않아 언론을 소통의 창구보다는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09년 ‘G20정상회의 유치보고 특별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단에게 세종시와 관련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기자단이 이를 수락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언론과의 소통에 가장 소극적인 대통령으로 꼽힌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취임 첫해 기자회견을 열지 않아, 김대중(8회), 노무현(11회), 이명박(4회) 등 전임 대통령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취임 후 316일 만에 열렸던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들의 질문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아 준비된 답변을 그대로 읽어 비난을 받았다. 2015년 기자회견에서도 사전에 질문 내용과 순서를 참석 기자들과 조율해 각본대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연출했다. 2016년에는 각본 없는 질의응답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기자회견에서는 노종면 YTN 앵커가 사전에 트위터에 밝힌 질문 순서와 담당언론사가 그대로 재현되기도 했다. 국정농단으로 궁지에 몰렸던 2017년에는 기자회견 대신 질의응답 없는 기자간담회로 대체했다.

워싱턴포스트 안나 파이필드 도쿄지국장은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전임 정부와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사진=안나 파이필드 트위터 캡처>

문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은 노무현 전 정부 이후 사라졌던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가했던 외신 기자들도 직접적으로 박근혜 전 정부의 기자회견 방식과 비교하며 호평을 내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안나 파이필드 도쿄지국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문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은 완전히 자유이며 전 정부나 백악관과는 달리 사전에 질문할 기자를 미리 선정하지 않았다. 이는 환영할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BBC의 로라 비커 기자도 “언론을 대하는 워싱턴과 서울의 태도는 크게 다르다. 문 대통령은 한 시간 동안 질문에 대답했고, 언론에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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