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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합의 재협상 없다" 비판한 국내 언론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8.01.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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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의 처리 방향’을 발표하면서 여론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결론없는 어정쩡한 조치로 국내외의 불만만 키웠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현실적인 투트랙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9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제공한 10억엔의 출연금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피해자 중심의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2015년 합의가 두 정부 간의 공식 합의임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의 자발적인 사과와 노력을 바라며 향후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졸속 합의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선언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정부 발표가 위안부 할머니와 일본 정부 모두에게 불만을 살 수 있다며 무책임한 대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10일 보도에서 정부 발표에 대해 원칙론만 강조해 어정쩡하게 갈등을 봉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특히 10억엔의 출연금에 대해 “일본에 반환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의 반환 요구를 완전히 저버린 것도 아닌 절충선을 택한 것”이라며 “즉각 반환을 요구해 온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나치게 소극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이어 “무엇보다 재협상도 아니고 기존 합의에 대한 착실한 이행도 아닌 정부의 입장은 적절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두에게서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국내외의 거센 불만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또한 이날 기사에서 정부의 후속 조치 발표가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강조하는 피해자 중심주의의 기준이 모호하고 ▲출연금 10억엔과 관련해 향후 일본과의 협의 방향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으며 ▲일본의 추가 사죄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보도한 사설에서도 정부 발표에 대해 “못된 합의를 뜯어고치겠다는 명분과 한·일 관계를 망칠 수 없다는 현실론이 뒤섞이는 바람에 앞뒤 안 맞는 미봉책으로 막을 내렸다”며 “그동안 정부의 아마추어적 대응으로 얻은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일보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반응을 조명하며 정부 발표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0일 기사에서 정부가 피해자 요구와 한일관계 사이에서 모순된 대책을 제시했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리 준비해 온 발표문만 읽은 뒤 일절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회견장을 떠난 것도 이 같은 정부의 난처한 처지를 반영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또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을 인용해 “합의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외교적 문제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할머니들에 대한 기만”이라며, 정부 발표에 대한 위안부 피해자 및 지원단체의 반응이 싸늘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선택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절충안이라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9일 논설에서 “정부의 처리방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과거사 문제는 단기적인 외교 협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이다. 2015년 한·일 정부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꾀하려 한 것이 오히려 난센스와 다를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또 이날 보도된 기사에서 사드(THAAD) 갈등을 예로 들며 “한국과 중국 정부는 양측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서로의 주장을 확인하고 이 문제를 뒤로 미뤄둔 채 정치·군사·경제 등 전반적인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로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사드 해법과 같이 과거사와 외교문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재협상 추진이 사실상 철회된 셈이라며 “정부는 국내 비판 여론과 일본의 반발 사이에서 상당 기간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이번 정부 결정을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본의 책임에 초점을 맞췄다. 한겨레는 9일 발표한 논설에서 “협상을 다시 시작해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재협상은 양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기만 할 뿐이다. 그보다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다. 한겨레는 이어 “일본이란 국가가 전시에 여성 인권을 유린한 사실에 대한 인정, 마음을 담은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배상, 이를 거쳐 피해자들의 용서가 이뤄지지 않는 한 누구도 ‘최종적 해결’을 입에 담을 권리가 없다”며 국제 보편 기준에 맞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또한 9일 논설에서 정부 발표에 대해 “피해자 중심 접근이라는 '원칙'과 한일관계라는 '현실'을 고려한 불가피한 절충”이라고 평가했다. 출연금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라며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의 항의에 대해 “'흠결이 많은 불공정한 합의'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일본이 그렇게 당당하게 나설 입장도 아니다”라며 “일본은 위안부 문제가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전시 여성 성폭력에 관한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사실을 상기해 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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