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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맞춤법> 남짓과 언저리
  • 김선경 경향신문 차장
  • 승인 2018.01.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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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짓과 언저리

신문에 ‘알고 쓰는 말글’을 연재할 때 이따금씩 독자들로부터 우리말과 관련된 e메일을 받곤 했다. 대부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데 한번은 많은 이들이 ‘남짓’을 ‘오전 10시22분부터 11시11분까지 1시간 남짓 진행된’에서 보듯 ‘언저리’와 비슷한 뜻으로 잘못 알고 쓰는 듯하다. ‘알고 쓰는 말글’에서 ‘남짓’을 한번 다뤄보면 어떻겠냐는 독자의 편지를 받았다. 참 감사한 편지였다. 누군가로부터 내가 쓴 글에 대한 반응을 듣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우리말에는 ‘대략, 대강’의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 많다. ‘남짓, 여’(①)와 ‘가량, 약, 언저리, 정도, 쯤’(②)이 그런 말이다. 이들은 품사의 차이는 있지만 뜻은 서로 비슷비슷하다. 하여 ‘약 10일 정도’처럼 쓰면 의미가 겹치는 면이 있다. ‘약 10일’이나 ‘10일 정도’로 쓰는 게 좋다.

 특히 ①과 ②는 함께 쓸 수 없다. 기준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남짓’은 크기, 수효 따위가 어느 한도에 차고 조금 남는 정도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즉 기준이 되는 수치를 넘어설 경우에만 ‘남짓’을 쓸 수 있다. ‘여’도 마찬가지다. 해서 ‘1시간 남짓’은 ‘1시간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독자의 지적처럼 ‘10시22분부터 11시11분까지 1시간 남짓 진행된’에 사용된 ‘남짓’은 틀린 표현이다.

 ‘1시간’이 넘을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음을 나타낼 때는 ‘가량, 약, 언저리, 정도, 쯤’을 써야 한다. 이들은 모두 어떤 수량이나 기준에 조금 모자라거나 넘치는 정도를 일컫는 말이다. ‘안팎’과 한뜻이다.

 

필자약력

김선경, 현 경향신문 교열부 차장, 현 한국어문기자협회 부회장. 스포츠서울 스포츠칸 교열기자 ‘알고 쓰는 말글’ 연재(2012~2016년)

김선경 경향신문 차장  koreanewstimes@kn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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