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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 즐거운 상상이 현실 되다
  • 여정현
  • 승인 2018.01.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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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의 황금빛 태양이 높이 솟았다. 무술년은 육십갑자 중 35번째 되는 해로 황금개띠이다. 오행으로는 흙에 해당하며, 흙은 만물의 성장과 그 가운데 생기는 갈등을 조화하는 의미를 가진다. 아무쪼록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성장의 혜택이 사회전반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제4차 산업혁명을 완성해가는 원동력이 될 혁신(革新)은 한자로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이 바꾼다는 의미를 가졌다. 혁신에 대한 어원자체가 창조적인 고통이 수반됨을 암시한다. 현재 한국의 청년들이 취업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인류사에서 또 다른 기회로 작동하였고, 혁신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다. 혁신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파괴적 혁신기술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대학과 로테르담 대학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성공적인 혁신 중 기술혁신은 전체의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혁신은 사무실을 정리하는 등 주변의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글에서는 미래사회를 열어갈 혁신의 방향과 혁신에 대한 잠재력을 높일 방법에 대하여 살펴본다.

 

위기의 뒷면에는 기회가 있다

위기(危機)와 기회(機會)는 한자로는 한 글자 차이이다. 이 둘은 결국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위기의 뒤에 기회가 곧바로 따라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어둠이 짙은 것은 새벽이 가까워진 것을 알려준다. 한국사회에서 2000년 8%에 달하던 청년실업율은 2017년 10%를 넘어섰다. 1980년대 8%의 경제성장시기에는 취업걱정이 없어졌지만 3%의 경제성장시기의 청년들의 취업이란 의자빼앗기 게임처럼 힘든 것이 되었다. 일부 청년들은 토익감옥에 갇혀서 매일 15시간씩 영어공부에 매달리기도 한다. 중국인 유학생마저 한국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넘보고 있다. 33만명의 젊은 청년들은 아예 아르바이트도 포기하고 캥거루족을 택했다. 한국사회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난 25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7년 초·중등 진료교육 현황조사'에서 중학생의 47.3%, 고등학생의 48.0%가 창업을 해보고 싶다고 답하였다. 청년실업이란 위기가 한국인들의 창업의지와 기업가정신를 함양하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먼훗날 기업가 정신이 한국사회를 성장시킬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과거 16세기 세계를 주름잡던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강력함만 믿고 무기에 대한 혁신을 게을리하였다. 그러나, 영국은 국력의 쇠약에도 불구하고 주철대포를 꾸준히 개량해왔다. 그 결과 근접전에 강한 무적함대는 1588년 영국에 패하고 말았다. 쇠약했지만 혁신을 지속했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고, 미국은 스페인의 영향을 받는 "에스따도 유니도스"가 아닌 세계 최강의 미합중국이 되었다. 한편 강력함을 믿었던 스페인의 필리페2세는 1559년경부터 종교적인 쇄국정책으로 카톨릭을 탄압하였다. 이때 압박을 피하여 뛰어난 유대인들은 네덜란드로 이주하게 되고, 네덜란드는 이들로 인하여 17세기 세계적인 중흥을 맞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일부를 장악했고 미국의 맨하탄도 식민지로 삼았다. 종교적인 탄압을 받았던 사람들은 네덜란드와 미국으로 이주하여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였던 것이다.

중국을 지척에 두고 있는 대만은 중국의 침략 위협 때문에 혁신을 거듭하며 오늘날 전자산업의 강국으로 성장하였다. 대만의 전자기업 팍스콘은 애플의 하청업체로도 알려져 있으며 2016년 160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0조원의 삼성전자의 80% 정도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반면 대만 인근의 필리핀은 1963년 장충체육관을 건축할 정도였으나 혁신을 게을리하여 후진국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폴은 1965년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하였다. 주변 이슬람국가의 침략위협은 도시국가를 강대국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다. 싱가폴은 징병제를 운영하였고. 좁은 도시국가에서 군사훈련을 할 수 없어 육군은 대만에서, 공군은 호주에서 훈련을 받도록 하였다. 위기에 있었던 싱가폴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였고,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운영액만 300조원이 넘는 국부펀드를 운영하며 세계적인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의 군사정부는 1947년 패전으로 실의에 빠진 독일주민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기위해 대규모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회는 일부 파괴되지 않은 하노버의 공장에서 열렸고, 하노버의 전시장은 세빗(Cebit)이라는 세계최대의 IT전시회로 변모하게 되었다. 미국의 CES는 주로 4개의 전시관에서 개최되나 하노버의 세빗은 전시관만 30개가 넘는다. 위와 같이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활용한 사례는 인류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열린 IT 전시회 세빗. 1947년 영미 연합군 주도로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시회가 매년 이어져 지금의 세빗이 됐다. <사진 출처 = 도이치 메세>

혁신은 주변에서 시작된다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한국사회에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도 한국의 기업에서 혁신활동은 지속되었다. 혁신은 4차산업혁명을 가속화할 기술적 진보를 이루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원료공급원을 확보하며,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하는 것,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모두 혁신활동이다. 혁신에는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영역과 신세대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따로 있다. 혁신은 결코 기술자들이나 특정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혁신은 먼저 제조업의 준비단계에서 시작될 수 있다. 신입직원을 위한 효과적인 교재와 강의안을 마련하는 것도 산업현장에서는 큰 혁신이 된다. 제조공정에 투입될 원료를 보다 저렴하게,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혁신의 일환이다. 원료공급자가 재료의 위해성을 줄이는 것도 혁신의 한가지 방법이다.

필자는 수년간 공장의 제조라인을 설계하고, 시공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혁신운동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짐을 몸소 경험했다. 표준작업절차서의 작성과 물품의 적재장소 및 이동동선의 표시는 당연히 혁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혁신은 공장과 사무실의 환경을 깨끗이 하는 사소한 것에서도 가능했다. 반도체, 하드디스크, LCD, 광학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감소시키는 활동은 모두 불량품 감소로 이어졌다. 반입하는 장비와 소모품을 깨끗하게 하는 사소한 행동도 결국 창조적 혁신이었다. 독자 여러분이 근무하는 사무실 비품을 찾기 쉽게 정리하는 것조차 혁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은 제조가 완전히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보관하는 방법과 처리과정을 개선하는 것도 창조적 발전과정의 일환이다. 최근 AT공사의 농수산식품 청년해외개척단사업으로 한국의 김이 이탈리아의 일식집에도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언제나 훌륭한 혁신의 사례로 꼽힐 수 있다. 에스키모인들에게 냉장고를 판매하고, 아프리카인들에게 겨울용 파카를 판매하는 것을 상상만해도 혁신은 시작될 수 있다.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AT커니는 2008년부터 각 도시의 비즈니스 활동과 인적자원, 정보교류, 문화경험, 정치참여 등을 조사하여 혁신과 관련된 글로벌도시지수(Global Cities Outlook)를 발표했다. AT커니는 기업들이 이 자료를 마래의 투자를 결정시 사용하고, 정책결정자들이 경제성장을 위한 전략적 자료로 활용하기를 희망했다. 이 지수가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서울의 순위는 2012년 전세계 8위였지만, 2016년 10위, 2016년 32위, 2017년 38위로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경쟁상대인 싱가폴은 6위로, 베이징은 9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강화되고 있는 다양한 규제에서 찾기도 한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일수록 정부의 규제방안에 허용되는 것만 정해놓은 포지티브 방식을 사용하나 선진국은 금지하는 것만 정해놓고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한 네거티브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우버 등의 자동차공유업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 에어BNB 등의숙박공유업체는 공중위생관리법 등의 위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핀테크업체들은 대부업법이나 외국환관리법 등의 규제와 싸워야 했다.

인허가권과 연관된 정부의 기득권보호 정책은 혁신적인 기업의 진출을 어렵게 한다. 바르보사 등의 학자의 연구결과는 제품과 노동시장을 규제하는 각종 제도들은 전반적으로 혁신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한다.

한편 혁신 후에 성과를 지속가능하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적인 지속성이 없다면 혁신 후에도 얼마든지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한국은 Mp3플레이어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하고도 아이팟에 시장을 내어주었고, 싸이월드가 2001년 소셜네트워크 시장을 개척하고도 페이스북에 시장을 내어주었다.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 한국의 스마트폰, KT의 와이브로, 다날의 모바일결제는 세계최초의 혁신적 기술이었지만 뒷심의 부족으로 세계시장에서는 주도권을 상실하였다.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자와 혜안을 가진 정책참여자의 신속한 상호작용이 요구된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혁신은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에서도 이루어진다. 한국사회에서 혁신을 저해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배타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이종의 문화와의 신속한 소통이 부족한 점이 꼽히기도 한다. AT커니의 2017년 글로벌도시지수에서 유럽연합을 탈퇴하고 독자적인 길을 가려던 런던은 1위 자리를 뉴욕에 내어주었다. 뉴욕이 정보의 교류와 경제적인 지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욕은 다양한 이민자들의 문화를 적절히 융합하여 새로이 혁신적인 문화로 재창조하는 곳이다. 음식만 보아도 한국에서 배달시키는 중국음식이 중국본토와 다르듯이 미국에서의 혁신은 또 다른 한국음식과 중국음식을 만들어낸다. 뉴욕은 인구의 36%가 외국인들로 이들이 170개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의 다양성은 오히려 혁신을 가속화시킨다. 뉴욕에만 6개의 차이나타운과 코리아타운이 있고,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카리브계 민족들이 활약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조화로운 발전을 이루고 있다. 다수의 한국기업들은 아세안국가들에서 성장성을 바라보고 제조라인을 가동하고 토목사업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한·아세안센터, 한국동남아연구소의 최근 자료들을 보면 동남아인들은 한국을 적극적인 경제협력의 파트너로 보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아직도 이들을 단순한 이주노동자나, 국제결혼 이주자로 보고 있다. 현대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기술과 문화가 전파되는 속도가 빨라져 지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문화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인식만 조금씩 개선해도, 한국이 아시아와 세계에서 새로운 정보교류의 강자로 성장하여 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인류가 지난 수십년동안 영화속에서 즐겁게 상상했던 물품과 기술은 모두 현실이 되었다. 혁신을 위해 주변을 관찰하며 작은 것부터 창의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 상상을 실천으로 옮기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주변에 새로운 혁신가들이 많이 탄생한다면, 우리들은 새롭게 등장한 거인들의 어깨위에 올라서서, 보다 멀리 바라보며 또 다른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여정현  admin@koreanlaw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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