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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규제는 ‘양날의 검’, 한국과 유럽의 차이는?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7.11.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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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노동자들이 지난 2014년 우버 서비스 영업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버는 서울시 규제로 1년도 되기 전에 사업을 철수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최근 서울시는 한 차량공유업체를 실정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서울시로부터 고발당한 업체는 카풀 어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인 ‘풀러스’. ‘풀러스’는 가입자들의 출퇴근 시간 카풀 매칭을 도와주는 서비스로, 최근 유연근무제 확산에 맞춰 ‘출퇴근시간선택제’를 개시한 것이 문제가 됐다.

서울시는 출퇴근시간을 가입자가 마음대로 선택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자가용 택시 영업과 다를 바 없다며, 이를 ‘불법 영업행위’로 규정하고 고발 조치했다. 이는 과거 우버가 한국시장에 들어올 때도 겪었던 일이다. 우버는 지난 2014년 한국에서 일종의 콜택시 서비스와 비슷한 ‘우버 엑스’를 시작했다가 서울시와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1년도 못 채우고 사업을 접었다.

ICT산업과 융합된 공유경제모델은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처럼 기존 산업과 서비스 영역이 겹치는 경우 규제를 피하기 어렵다. 기존 산업 관계자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공유경제 스타트업들은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며 규제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특히 차량공유와 같은 규모가 크고 성장속도가 높은 대표적 공유경제모델에서 더욱 심하다.

 

◇ 차량공유서비스 국내 규제 현황

공유경제와 기존 산업이 갈등하는 경우 국내에서는 대체로 기존 산업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공유경제모델인 차량서비스의 경우, 우버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들이 규제를 피해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풀러스처럼 제한을 완화하고자 하는 경우 서울시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에 대한 규제는 지난 2014년 우버의 한국 진출로부터 시작됐다. 택시업계의 반발이 날로 거세지자 서울시 의회는 2014년 12월18일 우버 불법영업을 신고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년 6월 우버서비스 제공자들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서울시 또한 사업용 자동차로 등록되지 않은 차량의 유상 운송서비스를 금지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를 근거로 우버의 서비스 제공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초창기 서비스였던 ‘우버 엑스’의 경우 택시영업용 차량이 아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사용하며 ‘사업용 차량’이라는 기존 규정의 모호한 지점을 공략했으나, 이마저도 법 개정으로 막히고 말았다. 2015년 6월 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렌터카를 임차해 유상으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시 남에게 대여하는 행위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 우버와 택시의 차이점

이처럼 서울시가 차량공유서비스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 보호나 시장실패의 위험 때문은 아니다. 서울시의 규제는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른 규제를 그대로 새로 나타난 차랑공유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동일 서비스에 동일 규제를 적용하라는 기존 운수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공유경제 규제 논쟁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기존 산업과의 동일성 여부다. 택시업체 등 기존 운수사업 종사자들은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가 기존 운수사업과 동일한 서비스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차량공유서비스에 기존 운수사업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불공정 경쟁이 될 소지가 있다.

반면 공유경제 업체는 새로 나타나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를 기존 택시산업과 동종 서비스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경우, 직접 차량대여·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기사들과 수요자들을 연결해주는 매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존 택시산업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또한 택시의 경우 직접 고객을 찾거나 콜을 이용해 배차되지만, 우버는 스마트폰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 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에 대한 정보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 우버 기사들은 전업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등도 택시와의 차이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기존 산업과의 동일성 여부 논쟁에서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지만,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유럽에서는 최근 다수의 국가에서 우버 서비스가 금지됐다. 독일, 스페인, 벨기에 등은 지난 2014년 우버가 승객운송법규를 위반했다며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우버와 기존 택시산업을 동일 서비스영역이라고 보고 우버 기사도 택시영업면허를 취득하고 기존 택시요금구조를 따라 영업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 규정을 위반했던 ‘우버 팝’ 서비스는 영업이 중단됐다. 덴마크도 택시미터기를 장착한 차량만 택시영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2017년부터 우버 서비스가 중단됐다. 헝가리도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로 2016년부터 우버 영업의 무기한 정지를 선언했다.

 

◇ 전통적 규제보다 네거티브 규제로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가 기존 택시와 비슷한 사업 영역을 공유한다는 점은 분명하며, 차량공유서비스에 전통적인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피해만을 이유로 새로 나타나는 공유경제에 융통성없는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경제 전반에 이익이 되는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공유경제 성공의 핵심 요소는 유휴자원을 나누고자 하는 공급자와 그것이 필요한 수요자를 연결하는데 드는 거래비용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인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유휴자원의 공유가 빠르고 저렴하게 이뤄지면서,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자에게는 유휴자산의 사용가치 상승을, 사회 전체적으로는 자원의 비효율적 낭비를 방지하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 경쟁산업의 주장 때문에 공유경제에 전통적 규제를 일괄 적용해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모두 포기하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공유경제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혁신이 급속도로 일어나는 산업에서는, 전통적 규제와는 달리 초기 단계의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일단 산업의 발전을 지켜본 뒤 규제의 방향을 정하는 Wait & See 전략, 혹은 예외적인 몇몇 금지사례만을 정해놓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기는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라는 것.

물론 규제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없다.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는 필수적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11월 런던고용재판부에서 우버 기사들을 자영업자가 아닌 종업원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우버 기사들의 안정적 고용과 최저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런던교통공사도 지난 9월 우버가 탑승객의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영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우버 기사가 탑승객을 폭행하거나 테러에 이용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에서 부과하고 있는 규제는 서비스 제공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 규제다. 반면 국내 규제의 경우 기존 산업의 보호를 위해 일괄 적용하고 있는 전통적 규제에 가깝다. 차량공유서비스는 그 한 예일 뿐이다.

규제는 잘못된 변화를 막기도 하지만, 올바른 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공유경제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산업분야의 성장이 아니라, 기존 산업이 기술 발전에 따라 좀 더 효율적이고 소비자친화적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공유경제로 인한 ‘잘못된 변화’를 기존 규제를 통해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유경제로의 흐름을 인정하고 산업의 변화에 따른 융통성 있는 규제를 통해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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