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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국 굴기’
  • 여정현
  • 승인 2017.11.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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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디지털 혁명이 아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미래의 먹거리와 정치적인 패권을 겨루기 위한 국가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독일에서 2006년 하이테크 전략으로 시작되었고 인더스트리 4.0은 2012년 독일의 10대 미래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미국은 이미 제2차 산업혁명과 제3차 산업혁명에서 성공한 나라이다. 중국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타국의 시장은 인수합병과 무역자유화로 뚫고 자신의 시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입을 통제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이미 드론, 전기자동차 등 일부 종목은 중국이 세계1위이지만 중국은 2045년 미국을 따라 잡고 세계의 패권국가로 등극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다,

상하이 야경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중국제조2025’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2025’계획을 발표하였다. 2025년까지 독일과 일본의 수준에 도달하고 2035년까지 독일과 일본을 압도하고 2035년부터 2045년부터 미국을 따라 잡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견인할 10대 산업으로 차세대 정보기술,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장비, 고속철도, 전기자동차, 전력설비, 농기계, 신소재, 바이오 산업을 선정했다.

중국은 동시에 일대일로라는 실크로드 부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중국의 내수시장의 성장의 한계로 다가올 실업률 문제를 해외건설로 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의 약한 해군력을 만회하고 세계적인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지부티에 있는 요새화한 중국 해군기지는 과거 수에즈나 파나마가 담당한 것과 유사한 가치를 가진다. 중국의 의사를 간파한 미국과 일본, 호주는 인도-태평양 구상을 마련하여 중국에 대응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15조짜리 수력프로젝트를 포기하는 등 일대일로도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올해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장전에 일대일로를 포함했다. 이것은 일대일로에 당과 국가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일대일로와 인도-태평양구상과 같은 눈에 보이는 갈등은 표출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각국의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투여하여 시장을 선점하고 패권국가의 유지나 등극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1~2년간의 짧은 기간에 눈에 보이는 투자 수익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국가의 전격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한국의 경우 최근 대기업의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중국과 같은 방대한 국가의 지원마저 없다면 원천기술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동안 중국은 저가형 복제상품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더 이상 중국의 제품은 저가상품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다만 국가별로 공급되는 제품의 품질에 차이를 두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2003년 유인우주선을 발사했고, 작년에는 이미 발사한 무인실험실과 도킹까지 성공했다. 중국은 이미 보잉과 에어버스에 견줄 대형 여객기를 자체생산하고 2030년경 미국과 러시아와 대등한 우주강국에 진입하고자 노력한다.

중국은 1당 지배체제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외국기업의 중국진출은 제어하면서 자국은 과감하게 외국으로 가서 우수 기업을 사들인다. 중국화공은 유전공학 기술을 가진 종자기업인 신젠타를 무려 52조원이란 거액에 인수했다. 바이오산업은 중국의 10대 전략산업인데 종자전쟁에서도 우위를 차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인수금은 한국국가전체 예산의 8분의 1 정도 되는 거대한 금액이다. 중국이 2013년 지출한 전체 해외M&A 자금은 187조였고, 이는 한국 국가예산의 절반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지금은 주춤했지만 중국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하여 해외 M&A와 지분투자를 장려한 측면도 있다.

중국의 칭와유니는 웨스턴디지털을 이용해 반도체기업인 샌디스크를 21조나 되는 거액에 인수했다. 중국의 하이얼은 미국 백색가전의 대명사인 에디슨이 만든 GE를 6조원에 매입해 강자로 떠올랐다. IT생태계에서 중요성을 더해가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하여 레전더리 엔터도 4조원에 매입했다.

 

유망기업 매입, 지분 투자에 적극적

중국의 독일기업 사랑은 유별나다. 2014년에 28개, 2015년 25개 등 매년 수십개의 첨단 독일 기업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업체인 EEW도 약1.5조원에 중국이 매입했으며 기계제조업체 크라우스마페이를 캔다 오넥스로부터 약1조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기업을 통째로 살 수 없을 경우, 지분투자라도 열심이다. 중국의 텐센트는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지분을 5% 이상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베끼던 중국은 한국에서도 M&A나 지분투자에 열심이다. 지분투자가 안되면 종업원이라도 빼내가면서 중국의 기술수준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중국은 2015년 무려 10개의 한국의 코스닥기업을 인수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이스라엘까지 가서 게임업체 플레이티카 등을 5조원에 가까운 금액에 인수했다.

 

실리콘밸리가 중국을 베끼는 세상

필자는 2009년 실리콘밸리에서 법인을 설립했다. 아름다운 인근의 숲, 산타크루스의 멋진 바다를 가진 곳이며 세계의 석학들이 모이는 곳이다. 하지만 남한의 4배 면적에 4천만이 사는 캘리포니아의 모든 지역이 최상의 인프라를 가지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실리콘밸리의 수도라는 산호세에서 마운트 해밀턴을 경유하여 패터슨으로가는 길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조난당하여 사망하고, 가끔씩 끊어지는 인터넷은 한국처럼 바로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 인구가 3천만에 가까운 중국의 대도시 PC방의 손님들은 10년 전에 빛의 속도로 중국판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이제는 실리콘밸리가 중국을 베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세계가전제품의 40%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된다. 선전에 있는 중국의 드론업체 DJI는 이미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자동차와 전기버스의 판매도 미국을 능가한다. 한국이 자랑하는 반도체와 통신의 경우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이미 1-2년에 불과하다. 중국은 총 한방 안 쏘고 사드에서 승리하였다는 분석이 있다. 사드보복으로 인하여 이제는 중국이 입을 손해가 크지도 않고, 과거 외자유치를 갈망하던 중국도 더 이상 한국으로부터 배울 것이 적다는 분석이다.

과거 필자가 방문한 중국의 산동성의 공항에는 중국어, 한국어, 영어순으로 안내문이 기재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한국기업을 세무문제나 환경문제로 홀대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청산의 방법으로 야반도주를 선택하기도 했다. 이제 중국은 한국의 기술수준이 아니라 독일과 일본을 따라잡고, 미국을 능가할 패권국가로 과감하게 나아가고 있다.

최근 중국의 성장율이 6%로 떨어졌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는 체급이 다르다. 헤비급에 조금 붙는 근육은 경량급에 많이 붙은 살을 압도한다. QQ라는 MS메신저의 중국버전을 제작한 중국의 대표IT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약571조원으로 네이버의 시가총액 26조원의 20배를 가뿐히 넘어선다.

 

한국보다 앞선 창업가 정신

중국은 2013년 모두가 창업하고 혁신한다는 모토를 내걸었다. 중국에는 하루에만 15,000개의 신생기업이 탄생하고 있다고 한다. 1분당 10개의 스타트업이 생기는 샘이다. 한국에서는 창업가정신보다 공무원 취업이 강조되고 있지만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중국에서 ‘창신’은 중국공산당장전에 5대 발전이념으로 추가될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은 졸업한 후 6%만이 창업하겠다고 하지만 중국의 경우 무려 41%의 학생이 창업을 하겠다고 답한 조사도 있다.

한국의 과학기술인들은 푸대접을 받고 있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퇴사하면 치킨집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2008년 1,000인계획 프로젝트를 진수시켜 해외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과학자들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의 연구조건에 부합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연구자금과 기자재비용으로 최대 17억원 정도를 지급한다는 원대한 계획도 들어 있었다.

중국에서 창업후 기업의 생존력도 우수한 편이다. 한국의 다수 기업이 창업후 3-4년이 지나 ‘죽음의 계곡’을 지난다고 하지만, 중국의 창업단계 기업의 활동지수는 미국보다도 높다. 경제활동인구 중 창업후 3년6개월 미만의 기업에 고용된 사람이 2014년 미국은 13.8%이나 중국은 15.5%에 달한다

중국은 속도에서도 한국을 앞선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시제품을 만드는데 2달이 걸리면 중국의 선전에서는 2주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부품의 수급에서도 중국이 훨씬 유리하다. 미국의 실리콘벨리에서 전자나 전기부품은 베스트바이, 프라이즈, 홈데포 등에서 구할 수 있지만 부품의 종류는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버려지는 세계의 폐가전의 부품도 중국에서 분해되고, 파트 단위로 정리하여 재판매된다. 젊은 노동력은 3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1명이 하루에 1,000개가 넘는 휴대폰을 조립하기도 한다. 환경규제, 개인정보규제 등 느슨한 규제환경은 중국의 경쟁력과 속도를 더한다. 이제 미국의 실리콘밸리기업도 중국에서 배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중국 선전의 화창베이루(화강로)에는 벽안의 백인들이 몰려가고 있다. 한국의 용산전자상가, 일본의 아키하바라, 대만의 광화상창, 싱가포르의 심림스퀘어가 한가해지고 있지만 선전의 화창베이, 상하이의 쉬자후이, 베이징의 중관촌은 그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미 중국의 화창베이에서 부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미국이 우주왕복선을 진수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중국은 선전과 중국의 광활한 접경지역인 록마차우역 인근에 중국판 실리콘밸리 건설의 큰 꿈까지 꾸고 있다. 선전판 실리콘밸리는 중국의 높아진 기술력, 풍부한 부품, 젊은이들의 풍부한 창의력과 기업가정신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1당지배체재의 특성상 다른 국가에 비하여 다분히 정부 중심적이다. 그리고,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확대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중국은 넓은 내수시장, 풍부한 자금, 높아진 기술력, 규모의 경제의 이점을 이용하여 성장가도를 계속 질주할 것이다.

 

<필자 약력>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여정현  admin@koreanlawy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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