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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유경제의 ‘빛과 그림자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7.11.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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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유경제는 빠른 성장속도만큼 부작용도 크다. 사진은 도로에 버려진 공유자전거가 쌓여있는 모습.

[코리아뉴스타임즈] #  사람들로 북적이는 출근길 지하철에 시달리던A씨는 최근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집 근처 공유자전거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마친A씨는 노란 공유자전거를 타고 여유롭게 회사로 향한다.

업무를 마친 뒤 친구들과 저녁약속 장소로 향하기 위해A씨는 다시 스마트폰을 켰다. 차량공유서비스를 통해 택시를 부르기 위해서다. A씨는 저녁을 먹고난 뒤 흥이 오른 친구들과 함께 근처 노래방으로 향하기로 했다. 노래방이라지만 상가 내 작은 부스에 노래방기기 하나가 설치된 것이 전부다. A씨 일행은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마친 뒤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한두곡 부르고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A씨는 근처 공유우산 거치대로 가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한 뒤 우산 하나를 뽑아들었다. #

위에 묘사한 내용은 중국인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자전거, 차량, 숙박을 비롯해 금융, 인터넷, 의료까지 중국에서 모바일서비스를 통한 공유경제의 확산은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유경제를 빼놓고는 현재 중국 경제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 국가정보센터가 발표한 ‘2017 중국 공유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약 3조4522억 위안(약 58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나 성장했다. 분야별로 보면 금융이 2015년~2016년 1조 위안에서 2조863억 위안으로109% 성장해 규모나 성장 속도 면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활서비스(7233억 위안), 생산능력(3380억 위안), 교통수단(2038억 위안) 등도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파이를 키우고 있는 추세다. 의료, 교육 분야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120%~200% 가량의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도 공유경제를 주요 성장산업으로 인식하고 육성 중이다. 중국 국가정보센터는 기존 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중국 공유경제가 매년 최소 40%의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속도로 성장할 경우, 2020년 경 공유경제시장이 중국 GDP의 10%를 차지하고, 공유경제에 종사하는 서비스 일자리는 1억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2020년까지 공유경제 플랫폼이 중국 내 약 58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2016년 중국 공유경제 시장 발전 상황. <자료=KOTRA>

 

◇ 중국은 공유경제를 어떻게 발전시켰나

중국 공유경제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자전거, 차량, 숙박 같은 전통적인 공유경제모델부터 우산, 충전기, 지식검색, 교육, 인터넷 데이터, 세탁기 등 어느 것 하나 공유되지 않는 것이 없다.  외에 모든 것이  공유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 높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 ▲ 공산주의 전통과 실용주의적 문화 ▲ 정부의 정책방향 등을 들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은 유휴자원을 가진 대여자와 자원이 부족한 사람을 연결해주는 공유경제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가 발표한 ‘인터넷 발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7억3100만명이며, 이중 스마트폰 등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는 6억9500만명에 달했다. 중국 인고 13억8000만명 중 50%가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 이처럼 중국의 높은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은 공유경제모델이 확산되기 위한 비옥한 토양으로 작용했다.

또한 집단 단위로 생산과 소비를 공동 운영했던 공산주의 전통에 익숙한 중국인들이 공유경제 모델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었다. 제레미 리프킨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작된 공유경제모델이 사회주의 중국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는 현상에 대해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자본주의의 효율과 사회주의의 공유의 개념이 결합되고 있다. 양자의 모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은 공동의 이익, 집단의 강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에 속해있다. 공산주의의 이상과 유교문화의 영향, 그리고 높은 인터넷 사용률 등이 결합해 중국에서 공유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흥산업 육성에 방점을 둔 중국 정부의 정책도 공유경제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성장 중인 신흥산업 분야에 대해 ‘선허용, 후규제’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필수적인 금지 사항 몇 개를 정하는 것 외에는 기업들의 자율에 맡겨두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에 맞춰 행정적으로 대응하면 된다는 것. 정부 규제도 시장의 발전상황에 맞춰 정해지기 때문에 기업인들의 창의성이 발현될 여지가 크다. 중국 스타트업 투자 전문가 주샤오후는 이에 대해 “혁신적 기술은 법률제도를 앞서 간다. 중국 정부의 장점은 ‘총알’을 일단 발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총알이 날아가는 방향을 보면서 감독 방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 공유경제시장 확산에 따른 부작용도 커

높은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 공산주의적 전통, 기업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정부의 태도 등 중국 공유경제는 최적의 조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공유경제가 성장속도를 올리느라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유경제에 뛰어든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열풍을 몰고온 공유자전거 서비스 시장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 ‘오포’가 중국 내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이래 공유자전거 시장 규모는 2016년 12억3000만 위안으로 성장했고 참여 기업만 약 70개에 달할 정도로 붐을 일으켰다. 공유자전거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오포’와 ‘모바이크’에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굴지의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이 두 회사의 투자금만 합쳐도 약 87억 위안에 달한다.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큰 ‘오포’, ‘모바이크’ 두 회사 모두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몇몇 기업들은 공유자전거 시장에서 손을 떼기도 헀다. 올해 7월에는 베이징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운영하던 ‘3V바이크’가 도산하기까지 했다.

‘선허용, 후규제’라는 중국 정부의 태도도 시장 확대에는 도움을 줬지만, 성장과 변화가 빠른 공유경제시장의 부작용에 대처하기에는 너무 무모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공유경제 금융 모델인 P2P서비스의 경우 폭발적인 대출 규모 증가에도 규제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다가 계속되는 연체, 부실, 대출사기의 문제가 발생해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2016년에는 P2P금융업체 ‘e쭈바오’가 500억 위안(약 9조원) 규모의 대출사기극을 벌여, 중국 정부가 부랴부랴 규제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식 공유경제를 진정한 공유경제 모델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유경제은 원칙적으로 잉여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 모델이다. 사용가치는 높지만 소유하기 어렵거나 사용빈도가 낮은 자원을 필요로한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서 사회적 낭비를 방지한다는 것. 

자신이 가진 여분의 공간이나 차량을 공유하는 ‘우버’, ‘에어비앤비’등의 대표적 공유경제기업들과는 다르게, 중국의 경우 대부분의 공유경제기업들은 사실상 물품대여업과 다름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자전거 서비스도 여분의 자전거가 있는 개인이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자전거가 필요한 개인에게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기업이 자전거를 대량 구매해 비치한 뒤 이용자에게 대여료를 받는 형태다.

이처럼 기존 공유모델의 원칙에서 벗어난 채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공유경제는 이미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공유우산 서비스 회사 ‘상하이 E 엄브렐러’는 비가 잦은 중국 남부 11개 도시에 30만개의 우산을 들여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반납률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몇 주만에 우산이 전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공유자전거업체 들이 도로, 주차장, 공원 등을 전부 자전거로 가득 채워버리자, 화가 난 시민들이 강이나 호수에 공유자전거를 내다버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자원의 낭비를 막기위해 도입된 공유경제가 오히려 자원을 한껏 낭비하고 있는 꼴이다. 중국 공유경제가 정부의 유연한 태도와 기업들의 창의성이 빚어낸 놀라운 성과로 기억될지, 미비한 규제와 기업의 탐욕이 빚어낸 사회적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남을지는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향후 대응에 달려있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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