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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야기] ‘이색 기부’ 식당 오수옥씨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7.11.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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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나연식당 천정에는 각종 돈과 명함이 붙어있다>

[코리아뉴스타임즈] “봉사는 기쁨, 나도 살고 이웃도 행복해져”

수원시 권선종합시장에는 이색 기부를 실천하는 가게가 있다. 수원 권선종합시장 215호에 위치한 나연식당 오수옥 씨가 그 주인공이다.

12일 나연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오씨가 열심히 닭볶음탕을 만들고 있었다. 6평 남짓한 식당 안에는 5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각종 사진과 표창장, 기부금 증서 등이 걸려 있었다. 손님들이 붙이고 간 명함, 사인, 낙서가 눈에 띄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천정이었다.

세상에, 식당 천정에 돈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니, 설마 진짜 돈은 아니겠지. 그런 생각도 잠깐. 자세히 살펴보니 진짜 지폐다. 천원 권 지폐부터 오천원 만원 오만원 권까지 다양하다. 달러와 위안화 엔화도 붙어 있었다. 이 많은 돈이 어떻게 천정에 붙어 있을까. 사연을 직접 들어봤다.

오수옥씨는 “식당 문을 연지 10년 쯤 된다. 어느 날  손님께서 ‘음식이 맛있다’며 팁’을 주고 가셨다. 그 돈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천장에 붙였다. 그걸 보고 손님들이 하나 둘씩 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장에 붙인 돈을 그냥 쓸 수가 없어서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주민센터를 찾아가 기부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처음에는 손님들이 재미로 하셨는데 그 돈을 모아 기부를 했다는 말을 듣고 동참하는 분들이 점점 늘었다. 음식을 안 먹어도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기부하라며 돈을 붙여 놓고 가는 분들도 계신다. 기부는 내가 한 게 아니라 손님들이 하신 거고, 나는 심부름한 거 밖에 없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천정이 제법 높다. 보통 키의 사람이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높이다. 돈을 어떻게 붙였을까, 궁금해 물어보니 긴 나무막대를 가져 오신다.

<사진=수원 권선종합시장 215호 나연식당>

“이것이 돈 붙이는 도구여”

오씨가 150~200㎝ 가량의 나무막대기 2개를 보여주었다. 그 중 하나는 부러져 있었다. 식당 손님 한 분이 돈 붙이는데 사용하라면서 나무를 갖다 줬단다. 자세히 보니 나무 막대기 끝에 자석이 붙어 있었다. 오 씨가 가르쳐주는 방식대로 직접 해봤다. 거금(?) 오천원을 꺼낸 뒤 압정에 꽂고 천장에 갖다 댔더니 딱 붙었다. 기부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수거 시점이 궁금해 물어봤다. 오씨는 “돈이 천장에 빼곡하게 붙여지면 그때 수거한다. 한번 수거할 때 15~20만원 정도 된다. 이렇게 모아서 설, 추석, 대보름 때 기부한다. 기부할 때 나도 좀 보태서 40~50만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부라도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천정에 돈을 붙이지 않았다면 기부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얼마나 될까.

오씨는 “올해로 9년째다. 총 기부한 금액은 계산을 안 해 봐서 잘 모르겠다. 기부는 이 동네 분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하는 것이지 나 혼자 하는 건 아니다. 기부할 때가 오면 근처 사장님들도 오셔서 돈을 보태신다. 그렇게 기부한 돈이 좋은 일에 쓰인다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오씨의 기부 자세는 일상생활에서도 실천된다. 2년 전 부터는 희망릴레이에 동참해 매월 2만5천원씩 기부하고 어려운 이웃에 반찬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오씨는 “봉사는 기쁨이다. 봉사를 하지 않으면 몸이 아프다. 봉사에 참여하면 나도 살고 가족들도 행복해 한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koreanewstimes@kn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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