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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별의 클래식 산책 / 올라퍼 아르날즈>
  • 김별(피아니스트)
  • 승인 2017.11.0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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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천재 작곡가 Ólafur Arnalds(올라퍼 아르날즈, 원어식 '올라퓌르 아르날스')의 2010년도 정규 2집 수록곡 Þú Ert Jörðin(너는, 지구)입니다. 여러 악기로 구성된 곡을 피아노 솔로로 편곡해 연주했습니다.

어느 장르로 규정할 수 없으며 수많은 장르로도 규정 가능한 올라퍼의 음악세계를 지배하는 큰 흐름은 네오클래식입니다. 20세기에 꽃을 피운 네오클래식의 장르를, 그는 21세기 음악들과 버무려 자신만의 새로운 형태로 창조해내는데, 그 원형의 순수 네오클래식으로서 강한 표출을 보인 이 2집 앨범 "...Þau Hafa Sloppið Undan Þunga Myrkursins"(...그리고 그들이 어둠의 무게로부터 탈출하다)는, 만 20세 그의 충격의 데뷔작 "Eulogy for Evolution"(2007) 다음의 최고 걸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1986년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 올라퍼는, 클래시컬 음악의 기초 위에 지역 고유의 음악성을 크게 덧입으며 성장했고, 아이슬란드의 여러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음악 안엔 매우 독특한 아이슬란드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국토의 80%가 불모지인 북극과 맞닿은 작은 섬나라, 역동적 화산활동으로 인한 광활한 용암지대와 그 위 덮여 있는 광활한 얼음의 땅들.. 투명한 대기와 광대한 호수, 수시로 내리는 비 흔한 지진.. 그러한 환경 안에 아이슬란드는 독보적 정서와 음악성이 발달해왔고, 인구 대비 음악의 '천재'들이 가장 많다고 불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2007년 그의 데뷔작이며 최고작인 정규 1집이 영원한 그의 예술적 주제 '슬픔'을 정제 없이 원형 그대로 담아낸 작품이라면, 그렇게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던 '한'의 정서가 2집에 이르러 서서히 완화되고 치유되는 대신, 그 극복의 과정을 앨범에 그려내고 있는데, 전작에 비해 사나운 영감은 줄고 정밀한 완성도가 더해졌으며 각 곡을 흐르던 극적 전개는 이제 곡을 넘어 앨범 전체를 구성합니다. 그의 2집은 위로 혹은 치유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저에겐 절대적으로 떠오르는 하나의 앨범이고, 그 장대한 극의 결말에서 그들 혹은 누군가가 어둠의 무게로부터 해방되는 감격의 마지막 트랙은, 제 생애 가장 벅차고 감격스런 곡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의 가장 강력한 영감이자 에너지였던 '한'은 2집의 극복을 기점으로 차츰 치유되고, 이후 작품들에선 절대적이던 그의 정서적 공간 역시 꾸준히 소멸, 초기의 두 정규작은 이제 더는 나오기 힘든 걸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김별(피아니스트)  koreanewstimes@kn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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