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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금융, 공유경제의 약인가 독인가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7.11.0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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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의 공유경제모델로 평가받는 P2P금융의 대출 구조. <사진=한국P2P금융협회 홈페이지>

[코리아뉴스타임즈] 공유경제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는 자본의 여유가 있는 개인과 자금이 필요한 개인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직접 연결하는 P2P금융으로 확장되고 있다. 

2005년 영국에서 최초의 P2P금융업체 ‘조파’(Zopa) 가 설립된 이후, 미국과 중국이 P2P 금융시장에 진출하면서 P2P 금융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최초의 P2P금융업체 ‘머니옥션’이 설립됐으나, 실제로 P2P금융시장이 형성된 것은 2015년부터다. 국내 P2P대출 규모는 2014년 57억800만원에서 2015년 447억7000만원으로 674%나 뛰어오르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P2P 금융시장이 성장하면서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된 개인 및 중소사업자들의 자금 공급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반면, P2P 대출 관련 규제가 미비해 연체와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금융공유경제의 미래로 평가받는 P2P 금융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 기존 금융권에 비해 높은 수익률, 낮은 대출이자

P2P 금융의 대출과정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대출자가 필요한 대출액과 목적, 개인신용정보 등을 P2P금융업체에 제출하면 업체에서 1차 심사를 거친 뒤 투자자들에게 대출신청자의 정보를 공시한다. 투자자들은 공시된 내용에 따라 대출여부를 판단하고 대출을 구매한다. 투자금액이 희망 대출액수에 다다르면 업체는 대출을 실행하고, 대출자는 정기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한다. 금리는 투자자들이 낮은 이자율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이나 업체에서 고정금리를 제시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고정이자율 방식으로 결정된다.

기존 금융업체가 대출의 주체가 되는 것과는 달리 P2P금융은 업체를 경유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대출자와 투자자가 직접 거래하게 되는 새로운 개념의 금융시장이다. 기존 금융기관처럼 창구를 운영하거나 복잡한 서류를 제출할 필요없이 모바일기기로 간편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금융거래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이 때문에 일반 은행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대출자에게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부동산 담보나 높은 신용등급 등 은행권의 엄격한 대출기준으로 인해 자금을 구하기 어려웠던 개인 및 중소사업자에게 P2P는 새로운 자금공급처로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 담보가 없어 은행권 대출을 거절당한 중소사업자도 사업성이 뛰어나면 P2P금융을 통해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 기존에 고금리 사금융을 이용하던 개인들도 P2P대출로 전환해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다. 이처럼 P2P는 개인간의 금융거래 통로를 제공해 자금을 유통시켜 중소사업자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한편, 사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를 제공해 개인채무자들의 부담을 경감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 투자금 보호 방안 없어, P2P 대출 관련 법률도 부재

반면, P2P금융이 투자자들의 자금을 보장해주지 못하며 기존 금융권에 비해 연체와 부실의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P2P 대출이 몰리면서 공유경제 금융모델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P2P의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을 통한 기존 대출과는 달리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투자자가 직접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P2P금융업체에서도 1차적으로 대출신청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지만 기존 금융권에 비해 노하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또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위험군이 P2P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담보가 부족한 대출자들로 인해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P2P 금융의 특성상 부실이 발생했을 때 투자금 회수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에 P2P 대출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P2P 금융업체는 대부업법과 유사수신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나 P2P 금융거래의 특성을 고려한 법안이 아닌만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금융당국에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우려는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가 지난 6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P2P금융시장은 대출규모가 10월 기준1조5772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30일에서 90일까지 상환이 지연되는 연체율은 6.01%로 9월 2.99%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90일 이상 장기연체율도 1.12%로 9월 0.92%에 비해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온라인 P2P대출 서비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10개 P2P 금융업체를 조사한 결과 업체의 부도 발생 시 대책을 제시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은 P2P 금융업체 부도시 업체가 보유한 대출채권을 제 3의 업체로 이관해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P2P대출 가이드라인’에는 부도 후 채권 관리 방안이 포함되지 못했다. 

최초의 P2P 금융업체인 조파(Zopa)의 공동 창업자 자일즈 앤드류스.  <사진=조파 홈페이지>

◇ 중국 반면교사 삼아 P2P 대출 규제 법적 근거 마련해야

P2P 금융의 장점을 살리면서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P2P 금융거래의 특성을 고려한 법률적 근거의 마련이 최우선 과제다. P2P 금융이 최초로 출현한 영국의 경우 P2P 대출을 새로운 형태로 금융거래로 인정하고 금융행위감독청에서 감독체계를 마련해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그 뒤  P2P 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됐다.

중국의 경우는 반대다. 중국은 초창기 폭발적인 P2P 대출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하지 않다가 연체, 부실, 대출사기 등의 부작용이 속출했다. 2016년에는 P2P 금융업체 ‘e쭈바오’가 90만명을 상대로 500억위안(약 9조원) 규모의 대출사기극을 벌여 피해를 키웠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P2P  업체의 과장광고가 남발되고 부동산 투자에 P2P  자금이 몰리면서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과 공유해 공익을 증진한다”는 공유경제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다. P2P 금융에 대한 맞춤형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규제의 필요성은 P2P 금융업체도 절감하고 있다. 최초의 P2P  금융업체인 영국 ‘조파’(Zopa)의 창업자 자일 앤드류스는 정부를 상대로 은행 수준의 규제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초창기 산업 성장에는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산업 전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정부 규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도 국내 10개 P2P 금융업체 중 9개 업체가 별도의 P2P대출 법률을 정하여 규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는 민병두 김수민 의원 등이 ‘온라인대출중개업에 관한 법률안’을 수정 발의할 예정이다. 김수민 의원은 수정안을 통해 그동안 대부업법의 적용을 받아온 P2P 대출을 ‘온라인대출거래업’이라는 새로운 금융거래방식으로 정의하고, P2P 대출업의 역할과 규제방안을 분명하게 규정할 방침이다. 

P2P 금융은 규제의 틀 바깥에서 새로운 금융시장을 구성하면서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규제의 틀을 계속 벗어날 경우 중국과 같은 대규모 투자사기극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최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P2P  업체의 과장광고가 남발되고 부동산 투자에 P2P  자금이 몰리면서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과 공유해 공익을 증진한다”는 공유경제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다. 적절한 규제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P2P  금융 고유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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