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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얻은 것과 잃은 것
  • 임해원 기자
  • 승인 2017.11.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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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리아뉴스타임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방한했다. 미국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매번 있어왔으나 국빈 자격으로의 방한은 25년만이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으로서는 지난 99년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월드’의 모델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한 것 이후 18년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한미관계에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화염과 분노”, “완전한 파괴” 등의 과격한 수사로 북한을 압박하며, 평화적 해결을 주장해온 문재인 대통령과 엇갈린 행보를 보여왔다. 또한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에는 미국과 한국의 무역관계가 불균형하다며 한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관련 사안들이 어떻게 다뤄질지 이목이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상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으나,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 내용이 공개된 이후에는 대체로 실익이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해제, ‘코리안패싱’ 논란도 일축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한미공조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수장의 외교적 발언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과격한 언사를 사용하며 북한을 비난해왔다. “화염과 분노”, “미치광이” 같은 표현은 물론이고,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군사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평화적 해결을 주장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구상이 미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코리아패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의 대북전략에서 한국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리아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동맹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여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두 중량 제한이 해제된 것 또한 중요한 성과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호의 2차 실험 이후 미사일 지침 개정을 논의해왔다. 초기에는 사거리 800km, 탄두 500kg 의 제한을 탄두 중량 1t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이후 탄두중량을 무제한으로 하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됐다. 7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대통령은 탄두중량 무제한을 골자로 하는 미사일 지침 개정을 최종 결정하면서 38년만에 미사일 개발을 얽맨 족쇄가 풀리게 됐다.

 

◇ 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숙제

반면 FTA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긍정적인 신호를 발견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불공정한 조약이라고 비난하며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해왔다. 지난 9월에는 한미 FTA 폐기안에 대한 검토를 관련 부처에 지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FTA에 대해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그렇게 좋은 협상은 아니다”라며“더 나은 협상을 하길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FTA 재협상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향후 재협상 과정이 순조롭지많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폐기논의까지 나왔던 이전 상황보다는 한결 완화된 발언이라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한국 교역협상단에 우리 쪽과 긴밀히 협력해 조속히 더 나은 협정을 추구하도록 지시한 데 사의를 표한다”며 한국이 재협상 논의에 동의한 것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이 미국의 무기를 구매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자산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며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입함으로써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핵문제로 인해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수입하는 것은 오히려 안보강화를 위한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기 구매 요구에 대응해 핵잠수함, F-35 스텔스 전투기, 특수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 등 최첨단 무기체계 도입을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에 있어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국이 92%의 건설비용을 부담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가 앞으로도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해 동맹 연합 방위태세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이 부분(캠프 험프리스)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것이지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캠프 험프리스는) 놀라운 군사시설이며 많은 돈이 들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많은 부분을 지출했다”고 말해 방위비 분담요구를 쉽게 철회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임해원 기자  champr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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