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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마니아 송정섭의 '한국의 전통정원과 꽃'
암벽 소나무가 전하는 말
  • 송정섭 박사
  • 승인 2017.11.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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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학이나 진화론을 따지지 않더라도 인간의 고향은 자연이다. 그래선지 우린 자연을 찾아가면 언제나 마음이 평안해진다. 자연을 늘 찾아가고 싶은데 도시생활에 지쳐 그럴 여유가 없다면 나만의 정원을 가꿔보자. 정원은 제2의 자연(second nature)이기 때문이다. 정원가꾸기를 통해 4계절 꽃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축복받은 삶이다. 꽃을 가꾸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꽃가꾸기를 통해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인생은 훨씬 즐거워지고 풍요로워지며 가치있는 삶이 된다. 꽃은 자기만의 향기가 있고 주변을 아름답게 하며 서로 어울려 조화롭게 산다. 꽃처럼 사는 분들이 많아지길 기대하며 꽃과 정원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이야기를 하나씩 끄집어 내 본다.

어쩌다 바위틈에 씨앗이 떨어진 소나무, 건조와 바람에 견디며 치밀하게 자라 명품소나무들이 됐다.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산길에 암벽을 많이 만난다. 암벽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보자. 한 마디로 값을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명품들이다. 우람하게 키가 크고 곧게 자란 것은 아니지만, 수형이 좌우로 적당히 분산되면서 전체적으로 자태가 빼어난 전형적인 조형 소나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산 정상의 능선에서 자라는 소나무들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키는 작지만 짜임새 있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왜일까? 불량한 환경과 역경이 명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다 암벽에 떨어진 솔씨는 흙이라고는 거의 없고 비가와도 금방 씻겨 내려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가 없게 되자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삶의 모드도 생장모드에서 생존모드로 바꾸었을 것이다. 최대한 뿌리를 넓게 뻗고 키가 크는 걸 포기하고 양분손실을 최소화 한다. 그러다 보니 자라는 골격이 모두 치밀해질 수밖에 없다.

나무들은 어떻게든 산다. 어떤 악조건이든 일단 싹을 틔우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악착같이 산다.

능선에서 자라는 다른 나무들도 마찬가지다. 거친 풍파에 견뎌내기 위해서는 키가 큰 것보다 땅 가까이 몸을 낮추는 것이 훨씬 유리하니 자세를 바짝 낮추며 자란다. 평야지의 거름기 많은 옥토에서 자랐다면 결코 이런 명품이 나올 수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면 세상에 대한 적응력이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대응력이 현저히 낮다. 전혀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부모의 삶의 연장선에서 자신이 삶을 얹혀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역경을 견디며 헤쳐 온 사람들은 다르다. 이미 스스로 몸과 마음이 충분히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위기를 겪어내면 자아실현이 커지면서 그만큼 자신의 역량도 양적 질적으로 커진다. 그러니 위기는 늘 나쁜 것만은 아니라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역경과 고난은 인물을 만든다. 한번뿐인 삶, 부모로부터 온갖 혜택을 물려받기보다 오롯이 내 힘으로 삶을 살아가는 게 옳다. 그게 내 삶이고 내 인생이다.

 

<필자 약력>

- (사)정원문화포럼 회장(2014~)

- 농식품부, 산림청, 서울시, 경기도 꽃 및 정원분야 자문위원(2014~)

- 꽃과 정원교실 ‘꽃담아카데미’ 개원 운영(2016~)

송정섭 박사  koreanewstimes@kn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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