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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는 것인가 아니면 못하는 것인가?
  •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 승인 2017.08.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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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지난 주에 블랙리스트 관련 1심판결이 있었다. 여기서 필자의 관심을 끈 내용은 이것이었다. 공무원은 신분이 법에 의하여 보장이 되는데 그 이유가 상급자의 부당한 즉 헌법과 법이 정한 적법한 지시가 아니면 거부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판결 내용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관의 ‘부당한 지시는 당연히 거부했어야 한다’ 이런 의미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2016년 금융감독원에서 분식회계 신고를 가로 막는 지시를 한 것은 적법한 지시였을까? 이제부터 알아보자.

2015년 11월 10일 필자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신고하여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착수, 감사원 감사 시작, 검찰의 압수 수색 및 조사 시작 순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 감사원이 가장 먼저 그 감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다음 검찰이 두 전직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와 전 재경본부장을 구속기소 하고 거기에다 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까지도 구속기소 하였다. 그리고 1심판결까지 나왔다. 1년이 감형된 2심판결도 최근 나왔다.

그런데 아직까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아무런 말이 없다. 아직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회계감리를 진행 중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마치고 나서도 발표를 안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못하고 있는 것인가?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점을 분명하게 밝혀 주기 바란다.

왜냐하면 아직도 감리가 진행 중이라면 무능한 것이 되고, 발표를 안 하는 것이라면 직무를 저버린 것이 될 것이고, 발표를 못하는 것이라면 누군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금년 3월에 대우조선해양과 안진회계법인에 대하여 제재한 것만으로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분식회계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감독기관으로서 준열하게 그 책임을 묻는 엄중함과 자기비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고 어물어물 검찰 발표 결과에 편승하려는 태도만 있었다.

더구나 국민에게 분식회계 감리 결과를 직접 발표하지 못한 사유가 석연치 않다. 이제라도 금융위원회는 회계감리 착수와 진행과정과 분식회계 감리 결과와 대책을 직접 발표함이 마땅한 듯하다. 또한 분명한 분식회계를 수 년간 방치한 것에 대한 금융감독기관과 공인회계사협회의 공식적인 사과도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2016년 1월 4일에 필자는 ‘엔티피아’라는 업체를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하였다. 그리고 금융감독원에서 곧 이어서 문자가 왔다. 회계감리 담당자가 정해졌으며 바로 감리 착수하겠다. 그리고 나서 40일 정도 회계감리가 진행이 되고 있었다. 필자와 이런저런 e-mail까지도 주고 받으면서 긴밀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으며 곧 회계감리가 종료될 시점이었다.

그런데 2016년 2월 중순에 금융감독원은 갑자기 회계감리를 실시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하였다. 회계감리를 실시할 수가 없다는 이유가 웃기는 내용이었다. 회계감리 요건이 되지 않아서 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었다. 감리요건이 안 되었다면 필자의 신고로 40일동안 회계감리를 한 것은 그러면 무엇인가?

더구나 엔티피아의 분식회계를 입증하기 위하여 해당 기업의 재무담당 중역과 회계법인 책임자와 통화를 하고 엔티피아 주식까지도 취득하였다. 주주의 입장에서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하여 기업과 해당기업 회계법인에 대하여 의혹해명을 요구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달랑 내부자 고발이 아니면 회계감리 착수를 할 수가 없다는 터무니없는 통보는 외압 또는 부당한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은 아직도 억지스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엔티피아에 이어서 다른 기업의 분식회계를 신고한 것도 모두 회계감리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하였다. 그리고 다른 건 분식회계를 신고 받고 회계감리에 착수하였던 담당자가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었고, 문제의 엔티피아는 그 후 결국은 상장폐지 되었다.

따라서 더 이상의 분식회계 신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2016년 3월부터 더 이상의 분식회계 신고를 하지 않고 있으나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금융감독기능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분식회계 의혹이 있는 업체가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해보아야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신고할 수 없게 만든 이가 과연 누구 였을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분식회계 감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가 저런 것이라면 더더구나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분식회계 감리 기피로 인한 피해는 얼마나 될 것인가?

단적인 한 피해사례가 제3의 모뉴엘 사건인 메이플세미컨덕터 사건이다. 만약 필자가 이미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재무제표를 분석하여 회계감리를 착수하는 기능만 있었다면 메이플세미컨덕 사기 대출 건을 막을 수가 있지 않았을까?

저런 재무제표를 보고 적정감사의견을 주고 회계법인이나, 저런 재무제표를 보고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금융감독기관과 금융기관은 이제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따라서 이제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분식회계 감리가 2016년 2월에 갑자기 중단되었던 사건에 대하여 사유와 대책을 밝혀 주기 바란다.

엔티피아 등 분식업체에 대한 분식회계 감리를 거부한 것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마땅히 하였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이제는 마땅히 청산하여야 할 한국사회 적폐의 하나일 것이다.

메이플세미컨덕터 4,000억 반도체 사기수출 사건의 회계감사 보고서를 보면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엉터리 내용이었다. 그런데 저런 것을 공시된 자료를 분석하여 분식회계 신고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 금융감독원의 통보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기업을 옹호하자는 것인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억지 논리로 분식회계 감리를 중단시킨 이와 그 배후를 밝히고 위법한 지시사항에 대하여 엄중하게 처벌하여야 할 것이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와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상세한 분석 및 분식회계와 주가하락으로 인한 피해에 관해 다룬 <분식회계 그 피해자들은 누구인가?>가 있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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